[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민주노총이 22년 만에 추진된 양대 노총 참여의 노사정 합의를 최종 무산시킴에 따라 당분간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트기는 어렵게 됐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할 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사정 합의 무산은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와 투쟁 일변도 활동, 사회적 대화 구도에서의 존재감 약화 등으로 연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IMF 이후 노사정 합의, 또 실패 왜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4일 오후 임시대의원대회와 찬반 투표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연다. 김 위원장과 지도부의 총사퇴도 예고됐다. 전날 민주노총은 온라인으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전자투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61.7% 반대로 부결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4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 포인트 노사정 대화'를 제안해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등과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고용유지지원금 90% 상향, 3개월 연장 추진 ▲고용유지를 위한 노사 고통분담 ▲기간산업 안정기금 등 자금 지원 ▲전 국민고용보험 도입 ▲고용보험 재정건전성 확보 등 내용을 합의문에 담았다.

그러나 결국 민주노총 내부 설득에 실패함으로써 모든 책임은 김 위원장이 뒤집어쓰는 형국이 됐다. 이번 합의문 의결 실패는 민주노총 내 반대 정파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대 정파 조직인 전국회의는 이달 2일 성명을 내고 공개적으로 합의안의 폐기를 요구했다. 지난 21일 개최한 노사정 합의안 찬반 토론회에도 반대파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해고 금지' 조항이 합의안에서 빠진 점, 기업의 노동시간 단축과 휴업 등에 협력하기로 한 조항 등이 합의안 반대의 명분이 됐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사정 합의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인정하면서도 "노사정 3자 구도의 현실적 제약 속에서 노동계가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의 내용을 담았다"고 반박했다.


◆사회적 대화 걷어찬 민노총= 이번 결과는 민주노총 운동 방향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제안한 사회적 대화를 내부 반대에 막혀 무산시킴으로써 민주노총은 향후 사회적 대화 중심에 들어가기는 어렵게 됐다. 앞으로 각종 노동현안에서 대정부 협상력도 약화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대의원대회 개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민주노총이 제안한 사회적 대화에 대한)책임감 있는 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의 대정부 교섭 틀 마련은 앞으로 불가능하다"며 "협상력은 물론 사회적 책임과 정치적 위상 하락, 가맹ㆍ산하 조직별 노정 협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미 보이콧 중인 공식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비롯해 민주노총은 향후 어떤 사회적 대화에서도 '자의 반 타의 반' 배제될 수 있다.

노동계에서는 적어도 현 정부 임기 중에는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의 중심에 다시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AD

◆제1노총 외연 확장에도 '제동'= '투쟁 일변도'라는 외부 비판에 직면하면서 민주노총의 외연 확장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 민주노총은 조합원 수 100만명을 넘으면서 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노총에 올랐다. 하지만 노사정 합의안 투표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방향성을 달리하는 산하 노조들의 탈퇴나 신규 가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한국은행 노조는 지난 17일 민주노총을 탈퇴하며 "상급 단체와 방향성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사정 대화를 이끌어 온 총리실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나 지금으로서는 별도 입장 표명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