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주년 6ㆍ10민주항쟁 기념식…문 대통령, 임기 중 두 번째 참석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른바 '남영동 대공분실'로 악명 높았던 옛 치안본부를 찾았다. 33년 전, 당시 22살이던 고(故)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진 곳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개최된 '제33주년 6ㆍ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죽음같은 고통과 치욕적인 고문을 견뎌낸 민주인사들이'독재와 폭력'의 공간을 '민주화 투쟁'의 공간으로 바꿔냈다"며 "엄혹한 시절을 이겨내고, 끝내 어둠의 공간을 희망과 미래의 공간으로 바꿔낸 우리 국민들과 민주 인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종료 직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박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진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을 방문해 헌화했다. 박 열사의 유족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민갑룡 경찰청장 등이 동행했다. 현직 경찰청장이 6ㆍ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하고 조사실을 방문한 것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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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대와 협력의 민주주의를 보여줬다"며 "우리가 만든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을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만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크게 더 튼튼하게 자라, 이제는 남부럽지 않게 성숙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여도 존중받아야 하고, 소외된 곳을 끊임없이 돌아볼 때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한다"며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또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씨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씨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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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 발전 공로자에 정부 훈포장을 친수했다. 과거 민주화 유공자에 대한 개별적 훈장 추서는 있었지만 시민단체 및 유관단체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기념식에서 훈장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12명의 훈장 수여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실로 이름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이며, 엄혹했던 독재시대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분들"이라며 "저는 거리와 광장에서 이분들과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항쟁 당시 부산에서 인권변호사 활동을 했다.


이번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자는 인권운동, 반독재민주화에 앞장섰던 고(故) 박형규 목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설립한 고 조영래 변호사 등을 비롯해 전태일 열사의 모친 고 이소선 여사,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씨,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 등도 포함됐다. 숨진 민주열사들을 대신해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식을 잃고 직접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당사자로서 그 공이 인정됐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훈포장은 정부가 드리는 것이지만,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역사와 감사하는 국민의 마음을 대신할 뿐"이라며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예우를 다해 독립, 호국, 민주유공자를 모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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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기적이 아니라 3·1독립운동으로 시작된 민주공화국의 역사, 국민주권을 되찾고자 한 국민들의 오랜 열망이 만든

승리의 역사"라며 "우리 국민들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는 국민의 힘으로 역사를 전진시킨 경험과 집단 기억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며 "이제 더 많은, 더 큰,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 한다. 우리는 잘 해낼 수 있다"며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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