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임대료 감면·재고 판매로 숨통 트였지만…
국토부·인천공항공사 등
임대료 최대 75% 감면 결정
이달부터 재고 면세품 판매
한시적 지원에 우려는 여전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차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한 면세점이 공항 임대료 감면과 재고 면세품 판매로 생존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객 수요가 되살아난 것은 아니다 보니 임시방편에 불과해 여전히 우려는 남은 상황이다.
◆임대료 최대 75% 감면, 면세 재고 판매= 2일 국토교통부ㆍ인천국제공항공사ㆍ한국공항공사는 공항별 여객 감소율에 따라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부담하는 임대료를 최대 50% 감면하기로 했다. 중소ㆍ소상공인의 경우 75%까지 임대료를 낮췄다. 운항 중단 공항(김포ㆍ김해공항 등)의 중소ㆍ소상공인 임대료는 100% 감면한다. 누적된 임대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난 3월 이후 발생한 임대료에 대해 소급 적용한다. 감면 대상은 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편의점, 서점, 약국 등이다. 임대료 감면은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수가 지난해의 60% 수준으로 회복할 때까지 3~8월 최대 6개월간 적용한다. 다만 여객 감소율이 40% 이상 70% 미만인 공항의 경우 현행대로 대ㆍ중견기업 20%, 중소ㆍ소상공인 50%의 임대료 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관세청과 면세점 등 민관 협력의 결실인 면세품 국내 판매도 당초 예상된 7월보다 한 달 이른 이달부터 진행된다. 장기 재고의 20% 소진 가정 시 약 1600억원의 유동성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은 3일 오전 10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공식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 홈페이지서 재고품을 예약 판매한다. 브랜드는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생 로랑' '발렌티노' 등 4개로, 먼저 예약을 통해 판매가 확정된 물량만 실제 통관을 거쳐 판매된다. 가격은 백화점 정상가 기준 10~50% 수준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26일부터 7월2일까지 진행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롯데백화점 4곳과 아웃렛 등 오프라인 매장서 10여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기존 명품 브랜드들을 보유하지 않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별도 해외 명품 판매 행사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물량은 약 200억원 규모로 가방, 구두, 잡화 등 액세서리 중심으로 판매된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이달 중 재고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재고품 판매 여부가 미정이다. 물량 확보가 시급한 데다 업력이 짧아 상대적으로 보유 물량이 적은 만큼 재고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관세청과 업계 간 품목별 재고 연수를 고려한 감가상각 문제와 세율 책정 문제를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면세점들이 판매하는 제품은 최고 세율을 적용해야 하는 6~12개월 사이 신상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행 주기가 짧은 패션 재고품 특성상 빨리 판매해야 보관 비용도 줄고 향후 사업 방향을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될 듯하다"며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 지원으로 공항 상업시설 입주 기업들은 총 4008억원의 임대료 절감 효과가 있지만 지원 시기가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우려는 남아 있다. 지난 4월 인천공항 국제선 출발 여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줄면서 3사 면세점의 매출은 500억원 수준으로 80% 급감했다. 면세점 3사는 임대료, 고정비용 등으로 1000억원 이상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됐다.
면세점들은 사업 계획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제주시 내 추진하던 시내 면세점 출점을 잠정 중단했다. 정부의 신규 면세점 특허가 언제 나올지 불투명해졌는데 대규모 투자를 하기엔 리스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면세점은 20억원의 해약금을 지급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롯데와 신라의 제주 시내점도 임시 휴업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도 오는 9월부터는 사라진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근본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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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의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운항이 중단된 상태인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등 지원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중소ㆍ소상공인은 임대료를 100% 감면해주고, 대기업은 50%만 적용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운항이 아예 중단된 공항이라 상업시설도 영업을 안 하고 있는데 임대료를 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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