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조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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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피해자인 김모씨 주장에 따르면 A은행 적금이 만기가 돼 찾으러 가니 은행원이 원금 손실 우려가 없으면서도 이자율이 좋은 상품이 있다고 권유해 한 상품에 가입했다.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 자금이 필요해 해당 상품을 해지하고자 다시 찾아갔으나 환매가 중단돼 돌려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원금의 10% 정도만 겨우 남아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불완전판매 문제는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와 파생결합상품(DLF), 라임사태 등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자기책임의 원칙'만을 강조하면서 투자자인 김씨가 직원의 설명만 믿을 것이 아니라 관련 상품에 대해 꼼꼼하게 검토했어야 하고, 따라서 김씨가 책임져야 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 현행 법률에는 불완전판매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 이미 있다. 이 규정은 소비자의 권리행사와 관련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금융상식에 속한다. 첫째, 무엇보다 중요한 '설명의무'이다. A은행 직원이 설명 과정에서 상품의 내용, 투자에 따르는 위험, 그 밖에 중요한 사항을 김씨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김씨의 합리적 판단 또는 해당 상품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사항을 거짓 또는 왜곡해 설명해서는 안 된다.


둘째로는 '적합성 원칙'이다. A은행은 김씨에게 투자 권유를 하기 전에 면담 등을 통해 투자목적과 재산상황 및 투자경험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김씨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투자는 권유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는 '적정성 원칙'이다. 설령 A은행의 투자권유 없이 김씨의 자율적 판단 하에 위험상품에 투자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A은행은 김씨의 투자가 적정한지를 파악해 만약 적정하지 않다면 그 사실을 김씨에게 통지해야 한다.

넷째, 부당권유가 없어야 한다. 부당한 권유는 거짓의 내용을 알리는 행위,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단정적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리는 행위 등을 말한다. A은행은 이를 모두 위반했다. 원금보장을 바라는 김씨에게 해당 상품은 적합하지 않아 적합성과 적정성 원칙을 위반했고, 원금이 보장된다고 사실과 다르게 알려 설명의무를 위반했으며 부당권유에도 해당한다.


이같이 현행법으로도 A은행의 영업행위에 대한 제재나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그런데 A은행을 포함한 금융판매업자 등의 의무를 보다 강화하는 법률이 지난 5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바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인데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에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설명의무' 관련한 중요한 규정이 있다. 은행이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님을 주장하려면 은행이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하도록 한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설명의무 위반 시에는 입증책임을 금융판매업자에게 부과한 것이다.


또 억지력과 관련한 과징금제도가 도입돼 설명의무 위반과 관련된 계약으로 벌어들인 은행의 수입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의 100분의 5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금융분쟁조정제도를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개선했다.


금소법에 대해선 금융회사의 수익은 감소하고 비용은 증가한다는 등의 비판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불완전판매로 인한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실효성 있게 하고, 유사 사고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억지력을 강화한 제도의 도입은 찬성할 일이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금융소비자가 스스로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관련 법률과 제도의 이해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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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조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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