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9 국감] "우리가 보험회사?"…교통민원에 신음하는 국과수
교통사고 보험 관련 시비 늘면서 국과수 감정 업무도 늘어
김영호 의원 "감정기관 일원화하고 업무 분장 해결해야"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보험회사 민원 해결 기관도 아닌데…." 한국 '과학수사'의 상징적인 기관인 국과수가 교통사고 뒤처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형 재난이나 사건·사고 감식에 힘을 쏟아야 할 전문 인력이 소소한 교통사고의 상해 판단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최근 5년 간 국과수의 교통사고 상해여부 감정 프로그램(MADYMO·마디모) 의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과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마디모 프로그램 감정건수 및 의뢰목적별 소요기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를 포함해 최근 5년간 국과수 교통분석과에 의뢰된 마디모 감정건수는 3만 480건에 달한다.
국과수가 2008년 도입한 마디모는 교통사고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보험금을 노리는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잡는 등 교통사고 시비를 가리는 데 활용된다. 교통사고 가해자가 관할 경찰서에 분석을 신청하면 해당서 교통사고조사관이 국과수에 의뢰해 감정이 이뤄진다. 문제는 교통사고 보험 처리를 둘러싼 시비가 늘어나면서 경찰 의뢰 건수와 함께 국과수 감정 건수도 늘었다는 점이다.
마디모 감정건수는 ▲2015년 5255건 ▲2016년 7593건 ▲2017년 8102건까지 치솟았다. 2018년에는 무분별한 마디모 감정 자제를 요청하는 가이드라인이 지방 경찰청에 배포되면서 6638건으로 줄었다. 올해는 8월 현재까지 2892건을 감정했다. 국과수가 사고 유발 여부를 밝히는 데는 의뢰 한 건당 통상 2일이 걸린다. 교통사고분석과 인원은 본원 소속 기준 11명이다. 한 사람이 매일 약 2건 정도의 의뢰를 새로 맡아 업무를 담당하는 실정이다.
국과수 관계자는 "주요 업무는 대형교통사고, 급발진, 사망사고 등인데 접촉사고와 경상해 위주인 마디모 분석 때문에 업무처리에 지장이 있다"며 "일손이 달려 행정안전부에 인력 충원을 건의했지만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불필요한 의뢰를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까지 배포했지만 인력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국과수 업무량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디모 감정은 도로교통공단에서도 시행하고 있지만 분석 건수는 국과수에 비해 적다. 김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의 감정 건수는 ▲2015년 658건 ▲2016년 581건 ▲2017년 764건 ▲2018년 872건이다. 올해는 9월까지 596건을 감정했다. 연간 분석 건수가 1000건을 넘지 않는다. 도로교통공단도 국과수와 마찬가지로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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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도로교통공단과 국과수 두 곳에서 마디모 분석을 진행하지만 감정 의뢰를 하는 경찰들의 대부분이 국과수에 의뢰하는 실정"이라며 "둘 다 행안부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감정기관 일원화와 업무 분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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