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주는 韓기업 27곳 조사했더니
19곳의 상반기 영업실적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
경기 변동성 큰 메모리반도체·정유·석유화학 심각
미·중 무역갈등이 앞으로도 실적에 악영향 미칠것"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앞으로 12개월간 한국기업에 대한 등급조정을 할 때 부정적인 조정이 긍정적인 조정보다 많을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한국 기업 70%의 상반기 영업실적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 기업 실적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무디스는 신용등급 부여 중인 한국 비금융 기업(비상장 공기업 제외) 27곳의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이 대부분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중 소수의 기업만이 상반기에 신용도에 긍정적, 또는 중립적인 영업실적을 시현했다는 전언이다.
유완희 무디스 부사장 겸 크레딧 수석연구원은 "조사기업 27곳 중 19곳의 상반기 영업실적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5곳만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3곳은 신용도에 중립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유 부사장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에 한국의 전반적인 산업 업황이 약화됐는데, 특히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한국 기업 중 경기변동성이 큰 업종 사정이 심각했다. 구체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 등이었는데 기업심리 악화에 따라 수요가 부진했던 것이 문제였다. 철강 산업도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업황이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유 부사장은 "미·중 무역갈등은 수출지향적 기업 실적에 계속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원자재 및 부품의 대중(對中) 수출 규모가 큰 전자·화학 업종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일 무역갈등 고조는 한국 기업들의 실적에 심대한 타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봤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행정절차를 지연시키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디스 측은 당사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비금융 민간기업 24곳 중 13곳의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들 기업 신용등급을 낮출지 검토하고 있으며 전망이 '긍정적'인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유 부사장은 "무역갈등 및 세계 경제성장 둔화로 업황이 나빠지는 데다, 일부 기업은 대규모 투자 계획까지 세운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2개월간 한국 기업 신용도의 추가 약화가 예상된다"며 "기업들이 자산 매각 또는 설비투자 축소 등을 통해 차입금을 줄일 경우 이런 신용도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51㎝ 투표용지가 무효표 급증 원인? 역대 선거 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