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조국 후보자 딸 논문 '자진 철회' 촉구

-의협, 긴급 기자회견 열고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게 논문 자진 철회 권고

-"조 후보자의 딸, 제1저자로서의 자격 갖추지 못했다"

-"조 후보자가 의학연구 가치 폄하·연구자 모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가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의 자진 철회를 촉구했다.

의협은 2일 오후 3시 서울 용산임시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연구논문의 총책임자이자 교신저자인 장영표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에게 공식적으로 논문 자진철회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해당 연구의 주제와 내용, 연구과정별 진행시기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조 후보자의 자녀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분 번역이나 단순 업무에 기여했을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제1저자라고 할 수 없으며 기여 정도에 따라서는 공저자에 오르는 것조차도 과분하다"며 "조 후보자의 자녀가 해당 논문의 제1저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의협의 전문적 판단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못 박았다.

의협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장 교수를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제1저자 선정 및 연구전반에 걸쳐 비윤리성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논문을 승인하고 게재한 병리학회도 장 교수에게 2주간의 소명 기한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의협은 장 교수에게 논문 자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3시간 전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그동안 중앙윤리위원회와 대한병리학회의 조사 절차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공식 입장 표명을 최대한 자제해왔으며 (의협의 의견 표명이) 정치적, 정파적으로 이용될 수 있어서 신중을 기했다. 최근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비전문적인 견해들이 언론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며 "그 결과 의학 연구 전반과 학술활동에 대한 권위와 신뢰가 흔들리고 연구자와 의사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손상되고 있어서 의협이 긴급하게 중재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와 함께 조 후보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공유한 글을 통해 의학 연구의 가치를 폄하하고 연구자들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해당 연구가 고등학생도 반나절 정도만 설명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내용이며 병리학회지가 인용지수가 떨어지는 수준 낮은 저널"이라는 내용의 글을 공유했다.

의협은 "의학 연구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연구자들을 모독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사실관계조차 틀린 '가짜 뉴스'에 해당하는 수준 낮은 글을 조 후보자가 공유했다는 것은 문제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이번 사태에 대한 조 후보자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