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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a] 빅데이터 초연결사회, 지배당할 것인가 이용할 것인가

최종수정 2019.08.09 10:47 기사입력 2019.08.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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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는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1984'를 출간한 지 70주년 되는 해다. 1984는 빅 브러더에 의해 개인이 통제되는 디스토피아적 사회를 묘사한다.


미국 시사평론가 마르크 뒤갱과 프랑스 탐사보도 기자 크리스토프 라베가 함께 쓴 '빅데이터 소사이어티'는 어쩌면 우리는 이미 오웰이 1984에서 묘사한 디스토피아 '오세아니아'보다 더 우울한 사회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뒤갱과 라베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위가 주머니 속에 스파이를 넣고 다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상시 접속의 시대를 살고 있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네트워크에 연결해 자신과 관련된 정보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갱과 라베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왜 배터리를 탈착형에서 일체형으로 바꾸고 있는지 의심한다. 혹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정보기관과 결탁한 것은 아닐까, 염탐당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휴대전화 배터리를 제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일체형으로 바꾼 것은 아닐까라고 의심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노출되는 정보의 양은 막대하다. 인류는 이미 2010년부터 5300만년 전 문자의 발명 이후 생성된 것에 맞먹는 양의 정보를 단 이틀 만에 생성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통해 이미 우리 모두가 확인했다. 빅데이터는 이미 우리가 구매했던 것을 넘어 구매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빅데이터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다.

[Economia] 빅데이터 초연결사회, 지배당할 것인가 이용할 것인가

내 방 안에 있는 TV, 냉장고는 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동시에 감시하고 있다. 뒤갱과 라베는 이를 사물의 각성이라고 칭한다. 사물들은 심지어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대화한다.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나는 사실상 발가벗겨진 채 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빅데이터는 정치도 무력화할 수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부사장 루스 포랫은 2013년 버락 오바마 정부로부터 재무부 차관직을 제안받지만 거절한다. 대신 포랫은 이후 구글의 재무책임자 제안을 받자 수락했다. 포랫은 왜 정부 요직을 거부하고 구글을 택했을까. 이미 빅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의 욕망과 욕구, 기대를 알 수 있으며 충족시켜줄 수도 있는 시대에 정치는 낡은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다량의 정보는 인간의 인지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다량의 정보는 인간이 깊이 사고하는 것을 방해한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가족끼리 밥을 먹을 때 아이들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잡스는 스마트기기가 인간의 인지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뒤갱과 라베는 빅데이터 소사이어티에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초연결 사회는 과연 우리가 기대했던 유토피아인가라고 묻는다. 물론 빅데이터의 효율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인간은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으며,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도 있다. 뒤갱과 라베는 책을 통해 빅데이터에 인류가 지배당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묻는다. 뒤갱과 라베가 최종적으로 묻고자 하는 것은 빅데이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이냐다. 이를 위해서는 윤리적인 기준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다.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가 인공지능(AI)을 윤리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킹 박사는 또 AI의 반란에 대비할 안전정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빅데이터 이용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오웰은 1984에서 "그들은 자각하기 전에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고, 반란을 일으키기 전에는 자각하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끝내 개인이 빅데이터에 종속되고 말 것이라는 무서운 경고다. 과연 그럴까.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마르크 뒤갱·크리스토프 라베 지음/김성희 옮김/부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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