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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사실상 좌절…공유경제 "쉽지 않네"

최종수정 2019.07.11 14:24 기사입력 2019.07.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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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풀러스 등 카풀업체들 "사업성 불투명"
카풀 시간 제한이 잠재력도 제한
우버부터 줄줄이 카풀 실패…韓공유경제 위기 지적도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택시노사 4개단체, 카풀반대 3차 집회'에 참석한 택시운전업 종사자들이 카카오카풀 서비스 전면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택시노사 4개단체, 카풀반대 3차 집회'에 참석한 택시운전업 종사자들이 카카오카풀 서비스 전면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10년 안에 승차공유(카풀) 시장은 100배 이상 커진다."


글로벌 공룡으로 성장한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가 2013년 국내에 진출할 당시 업계에는 공포와 설렘이 가득했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우버가 장악한다는 우려부터 전체 시장 크기가 10년 내 100배 이상 커진다는 장미빛 전망까지 나왔다. 택시 서비스에 불만을 가졌던 모든 이들이 환호했고, 택시 종사자들은 불안에 떨며 격렬히 반대했다. 6년이 지난 지금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승차공유는 침몰하고 있다. 출ㆍ퇴근 각각 2시간으로 제한하는 법안이 가시화되면서 카카오모빌리티, 풀러스 등 카풀 서비스 업체들은 사실상 손을 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당분간 '카카오T카풀'을 재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가 오전 7∼9시, 오후 6∼8시(주말, 공휴일 제외)에만 카풀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키면서 카풀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풀 허용 시간을 제약 받는 현 시점에서 당분간 카풀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며 "일단은 택시·카풀 대타협기구 합의안에 있는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란 기여금을 내고 면허를 확보해 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정부와 택시업계, 모빌리티 업계 등 이해관계자들간 오랜 진통 끝에 조만간 서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반면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강화되면서 운명이 엇갈렸다.


카카오T카풀은 한때 9만명 수준으로 회원들을 확보했지만 이번 조치로 막막해졌다. 업계 2위인 풀러스도 사실상 카풀을 포기했다. 풀러스 관계자는 "카풀 외에 다른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규제) 환경이 사업적인 성공이나 이용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또 다른 카풀 서비스인 위츠모빌리티의 '어디고'와 출시를 앞둔 위모빌리티의 '위풀'도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카풀 사실상 좌절…공유경제 "쉽지 않네"

일각에서는 '공유경제의 위기'라는 관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앞서 2013년 우버가 국내 진출하자마자 갈등이 시작됐다. 택시업계의 극렬한 반발로 정부 당국은 우버에게 연이어 경고를 보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에 우버를 단속하라고 지시했으며 검찰도 우버를 불법으로 기소했다. 이후에도 국내 스타트업들이 카풀 서비스를 들고 나왔지만 녹록지 않았다. 2015년 말 등장한 콜버스랩이 대표적이다. 심야시간에 남는 전세버스로 사람들을 태워주는 콜버스 플랫폼을 개발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과 정부의 운영 시간 제한으로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정부는 차량공유보다는 택시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모빌리티 혁신의 가닥을 잡았다. 국토부가 다음주 발표할 택시ㆍ플랫폼 상생 종합대책도 이 같은 내용이 골자다. 택시를 활용하거나 일정 금액을 내고 택시 '면허'의 이용권을 확보한 뒤 사업을 펼쳐야 한다. 개인차량을 공유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차량공유의 철학이 사실상 한국에선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공유경제를 실현시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일 줄은 몰랐다"며 "우버가 출시 2년 만에 중단될 때에도 꾸준히 희망을 갖고 추진했지만 이번 법안 처리로 사실상 남은 불씨마저 꺼진 것"이라고 했다.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는 "택시와 함께 한국형 모빌리티 혁신을 실현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가능성 중 한 갈래를 가로막았다는 점에서 해외 국가, 기업들과의 경쟁력 차이는 필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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