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 도입하면 공시지가 바탕으로 택지비 산정
아파트 분양원가 절반가량 차지하는 택지비 시세보다 크게 낮아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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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분양가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주목된다.


9일 국회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국회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에 한계가 있다며 분양가상한제 도입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공공택지에만 적용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는 아파트를 분양할 때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에 건설사의 적정 이윤을 더한 분양가를 산정해 그 가격 이하로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택지의 경우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금액에 일정 금액을 가산해 택지비를 산정한다. 감정평가금액이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시세보다는 낮게 산정될 수밖에 없다.


김현미의 '초강수'…강남 아파트 분양가 얼마나 내릴까 원본보기 아이콘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의 평균 시세반영률은 64.8%였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 택지비가 시세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책정되는 셈이다. 과거 2007년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됐을 때도 건설사가 매입한 실제 택지비를 100% 인정해주지 않아 논란이 됐다. 특히 택지비는 아파트 분양원가 중 많게는 50% 이상을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다.

택지비가 분양원가의 절반을 차지하고 공시지가 수준에서 택지비가 정해진다고 가정할 때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더 떨어지게 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래미안라클래시)은 주택도시보증공사와 분양가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후분양으로 선회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 4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포레센트'의 평균 분양가인 3.3㎡당 4569만원을 기준가로 제시했으나 재건축조합 측은 최소 3.3㎡당 4700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후분양으로 진행할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선·후분양에 관계없이 적용돼 당초 조합 측이 원하던 금액보다 80% 수준으로 분양가가 내려갈 수 있다. 이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시한 가격보다 3.3㎡당 500만원 이상 분양가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최근 분양한 서초그랑자이 평균 분양가(4687만원)보다도 600만원 이상 싼 수준이다.


주변 아파트 시세와 격차는 더 크다. 상아2차 인근에 위치한 '삼성센트럴아이파크' 전용면적 85㎡는 지난달 20일 21억원에 거래됐다. 3.3㎡당 매매가격은 8000만원을 웃돌았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새 아파트인 상아2차가 사실상 반값 아파트로 공급되는 셈이다. 현재 후분양을 준비 중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반포경남 재건축)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을 경우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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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지별로 유불리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간 신규 분양 단지가 없어 10년 내 준공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비교 대상으로 할 경우 최근 1년간 서울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데, 지난달 기준 서울 평균 분양가가 3.3㎡당 2574만원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심사를 받으면 3.3㎡당 2574만원으로 분양가를 맞춰야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기준선이 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분양가상한제는 개념상 원가 수준에서 분양하라는 것이어서 개발이익이 대폭 축소된다"며 "후분양이든 선분양이든 상한제가 적용된다면 원가 수준의 분양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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