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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금융의 미래, 핀테크의 승부처는 기술 아닌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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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상품이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 놓을 것입니다."


2007년 맥월드에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소개하며 처음으로 언급한 말이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스마트폰 혁명이 인류의 삶의 방식을 바꿔 놓았다. 휴대전화로부터 시작된 변화는 전통시장을 모바일로 옮겨 놓았고, 대형 스크린을 손 안으로 가져왔다. 신문, 잡지도 모바일로 소비하는 시대가 됐다.

금융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규모가 크지만 보수적 사업 영역인 금융시장이 지난해부터 금융과 기술의 결합인 핀테크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지점 없는 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고,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한 토스를 통해 새로운 금융 플랫폼의 가능성을 봤다. 또 시중은행들도 혁신을 외치며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자산관리, 투자일임, 신용관리, 보험, 개인간거래(P2P)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빠르다. 금융 혁신을 발목 잡는 각종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접근 방식'으로 개선 과제를 검토하고, 즉시 개선하기 어려운 규제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핀테크 산업 육성의 걸림돌인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핀테크 규제 개선 태스크포스(TF) 운영 결과로 150건의 개선과제를 선정했다.또한 규제 샌드박스 테스트를 위해 총 37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지정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 통과하면서 혁신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다른 변화의 중심에는 '마이데이터'가 있다.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 금융소비자 누구나 자신의 금융데이터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옮길 수 있는 권리가 생기게 된다. 마이데이터는 금융 정보가 부족한 고객과 금융회사 간의 간극으로 생기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다. 고객은 자신의 데이터 권리를 되찾고, 원하는 핀테크 회사에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동시켜 더 좋은 조건의 금융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마이데이터의 활용은 금융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금융 공급자는 모바일로 재편되는 판매채널의 탈중계화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상품 유통이 가능해진다. 금융회사의 운영비 절감은 금리 인하로 이어져 금융 소비자에게는 실질적 혜택으로 돌아간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신용정보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금융시장은 탈중계화와 더불어 해체(unbundling)와 통합(rebundling)을 반복하며 고도화될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금융 유통 체계가 해체되고 금융 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모바일상에서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통합 판매되던 금융상품들과 유통 채널이 분산돼 고객들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모든 움직임은 정보 비대칭성의 해소와 금융활동의 투명성을 지향하고 있다.


금융사는 고객 관점에서 고객이 만족할 만한 금융상품을 제공해야 한다. 저렴한 금리뿐 아니라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시점부터 쉽고 직관적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정교한 고객 분석이 필요하다. 고객의 금융생활 여정을 촘촘하게 분류하고 단계별로 고객이 만족할 만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기존 금융사, 핀테크사, 유통사까지 금융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경쟁의 최후 승자는 고객이 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테스트 베드에서 여러 사업자들이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기술과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혁신할 것이다. 혁신금융이라는 무한 경쟁을 통해 확보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시장에서 체력을 키워 글로벌시장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금융 선진국'으로의 도약도 먼 미래 얘기만은 아니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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