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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과학기술 명가' 포항공대도 당했다…사이버 '피싱범죄'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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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교수 학교 이메일 계정 도용
투자·대출 메일 무작위 발송
학교 측 "이메일 시스템 문제 없어"

사이버범죄 갈수록 진화
계정 비번 수시로 변경해야

포스텍 A 교수의 학교 메일 계정이 해킹된 뒤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된 메일.

포스텍 A 교수의 학교 메일 계정이 해킹된 뒤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된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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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정동훈 기자] 국내 과학기술 분야의 '명가' 포스텍(포항공대)이 '스피어피싱' 해킹 피해를 입은 사실이 확인됐다. 스피어피싱은 특정 개인이나 기관을 노려 이메일 계정 등을 탈취·도용하는 사이버범죄다. 포스텍 사례는 외국에 근거지를 둔 스피어피싱의 지능화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7일 포스텍 등에 따르면 전날 새벽 이 학교 A 교수의 학교 이메일 계정으로 'good morning'이라는 제목의 메일이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됐다. A 교수가 보낸 것으로 돼 있는 이메일에는 자신이 스위스 취리히의 한 은행 간부라며 석유 탐사 활동에 600만달러를 투자하라는 내용이 영어로 담겨 있었다. 자신을 통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대출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이메일은 A 교수의 계정을 도용한 누군가에 의해 발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A 교수는 보안 업데이트를 설치하지 않으면 계정을 사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받고 계정을 입력했다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탈취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A 교수는 "나는 그런 이메일을 보낸 적이 없다"면서 "학교 IP로 (메시지가) 와서 의심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난감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도 사실을 인지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포스텍 관계자는 "현재 학내 이메일 시스템에 문제가 발견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포스텍 해킹 사건은 최근 기승을 부리는 '스피어피싱'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신뢰도가 높은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계정을 탈취한 뒤 범행을 노리는 수법이다. 입사지원서 명목으로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메일을 보내거나,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학계·연구소 등의 계정을 탈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가 대표적 사례다.


사이버 피싱ㆍ해킹범죄는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427건, 2017년 545건에 그쳤던 피싱범죄가 지난해 1978건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해킹 또한 같은 기간 1847건, 2430건, 2178건 등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과거보다 범행 수법이 현지화ㆍ지능화되고 있다는 게 경찰 분석이다. 번역 투가 아닌 자연스러운 한글 문체의 메일을 유포하거나, 한글 문서파일에 악의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삽입하는 등 신종 수법을 구사하기도 한다. 정석화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팀장은 "특정인을 상대로 반드시 열어볼 수밖에 없는 메일을 보낸다"며 "이런 류의 범죄가 최근 들어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적이 쉽지 않아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남는다. 외국에 기반을 둔 집단적·조직적 범행으로만 추측될 뿐이다. 대처법으로는 계정 비밀번호를 수시로 변경하고, 제대로 된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꼽힌다. 또 지속적으로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철저한 보안의식이 범행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과거의 해킹법이 '기술 의존형'이었다면 최근에는 인간 심리를 악용하는 '사회공학 기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이번 이메일 해킹 건도 이 같은 유형에 해당한다. 권위자의 이름이나 계정을 통해 신뢰도를 높여 범죄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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