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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신사 파괴' 독립운동가 故 전을생 선생…28년 경찰관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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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밀정 활동, 군사적 타격 입혀
고향 돌아와 일본 신사 파괴 등 항일운동 지속
해방 후 경찰 투신…민생치안 앞장

1968년 2월29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전을생 선생 서훈 관련 기사. /사진=경찰청 제공

1968년 2월29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전을생 선생 서훈 관련 기사. /사진=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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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중국과 국내를 오가며 일본 신사를 파괴하는 등 항일투쟁을 벌였던 독립운동가 전을생 선생이 광복 후 경찰에 투신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1925년 지금의 북한 평북 정주에서 9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전 선생은 어린 나이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앞서 중국군에 입대해 항일투쟁을 하던 둘째형 전기생 선생(1919~1945)의 권유로 졸업 이후 16세부터 일본국 헌병대 통역으로 일하며 밀정 역할을 수행했다. 일본군의 군사기밀은 중국군 정보원과 형에게 유출하고, 일본군에는 허위정보를 전달했다. 전 선생은 1943년 2월 일본군 상사가 중국군 병력 파악을 지시하자 실제보다 그 규모를 적게 보고하고, 중국군에는 일본군의 공격계획을 전달해 일본이 패퇴하는 데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1943년 11월 형이 체포되자 전 선생은 신변의 위협을 피해 고향으로 돌아와 애국단을 조직하고, 1년3개월 뒤인 1945년 2월 정주에 소재한 일본 신사를 완파하는 전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동지의 밀고로 중국으로 도피 중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단기 1년6월·장기 3년형을 선고받고 형무소에 복역하던 중 조국의 해방을 맞았다. 안타깝게도 형은 광복을 한 달여 앞둔 같은 해 7월 신의주 감옥에서 순국했다.


해방 이후 월남한 전 선생은 1947년 10월 남대문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던 큰아버지의 권유로 경찰에 투신했다. 이후 전 선생은 파출소·형사 등 민생부서에서만 28년을 근무하고 1975년 12월 경사로 정년퇴직했다. 1968년 제49회 3·1절 행사에서는 독립유공을 인정받아 고인이 된 형과 함께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1990년 기존 대통령표창이 건국훈장 애족장으로 변경되며 재서훈 받았다. 이후 종로서 경우회장을 역임하고 의류업체 등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던 전 선생은 2004년 폐암으로 별세했다.


경찰청이 발굴한 독립유공자 출신 경찰관은 전 선생을 포함해 32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전 선생을 교육자료에 반영하는 한편, 후손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해당 관서 현양·기념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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