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한국 게임 1세대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을 매물로 내놨다. 이에 사업적 감각이 뛰어난 김 대표가 국내 게임산업이 당분간 더 성장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오래 전부터 게임 사업에 마음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NXC는 수년 동안 노르웨이의 유아용품업체 스토케를 인수했으며, 유럽 가상통화거래소 비트스탬프, 이탈리아 유기농 동물사료업체 아그라스 델릭 등 20여 개 회사를 인수했다. 게임과 직접적으로는 관계가 없는 회사들이다. 투자금을 확보하려 넥슨 지분도 팔았다. 김 대표가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점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대표의 판단처럼 일각에선 현재 국내 게임산업의 혁신동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사들의 새로운 시도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넥슨이 최소 200억여원을 들여 개발한 '야생의 땅: 듀랑고'는 '2018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개발력을 인정 받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넷마블 도 지난해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언쓰론, 팬텀게이트 등을 내놨지만 역시 흥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기존 게임 후속작을 내는 일이 늘고 있다. 넥슨은 올해 '바람의나라: 연',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등 PC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한 신작 4종을 내놓겠다고 했다. 넷마블 과 엔씨소프트 도 올해 '세븐나이츠2', '리니지2M' 등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들을 출시한다.
◆중국 공습에 중소 게임사 '휘청'= 김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 서든어택 개발사 게임하이 등을 인수해 넥슨을 성장시켰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강소 게임업체가 줄어든 상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 상장사 상위 20개의 합산 매출 중 상위 3개 게임사의 매출 비중은 2013년 55.8%에서 2017년 71.4%로 늘어났다.
국내 게임산업 최대 인수주체였던 넥슨마저 매물로 나와 M&A 동력은 꺼져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게임기업인 넥슨이 매각되고 나면 중소 게임사들은 투자처 등 활로를 찾기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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