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判사判]법원 "풍납토성 인근 '사적 지정' 문제 없다"…주민 패소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백제의 첫 수도인 위례성으로 추정되는 서울 '풍납토성' 인근 주민들이 송파구청의 사적 지정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이상윤 부장판사)는 풍납토성 인근 주민 637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 100만원씩을 배상하라'는 취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풍납토성은 1925년 대홍수 때 중요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되면서 처음으로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정부는 1963년 이 지역 전체를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했고, 2000년 풍납토성 인근 토지들도 사적으로 추가 지정되기 시작했다.
풍납토성은 둘레 약 2.7km가 남아있지만 유실된 것으로 보이는 서성벽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왕성으로 확인된 고구려 국내성이나 경주의 월성보다 훨씬 크고 웅장했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규모가 방대한 만큼 문화재청은 이 지역에 10년간 약 4866억원을 투입했으나 발굴 작업이 미미했고, 2002~2015년 사이 '풍납토성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기본계획'도 세 차례 수정됐다.
그 사이 자신들의 토지나 아파트가 사적으로 추가 지정된 주민들은 "재산권·주거환경권에 심각한 손해를 입었고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것이라는 심리적 강박감과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배상법에 따라 1인당 100만원씩을 배상하라고 지난 2월 소송을 냈다.
주민들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사적으로 추가 지정된 풍납토성 인근 토지들은 문화재가 존재한다는 개연성이 없거나 매우 낮고 ▲별다른 기준 없이 토지 소유자의 신청에 의해 산발적으로 사적 지정이 이뤄졌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풍납토성이 지니는 역사적 중요성 등을 감안하면 인근 지역에 대한 사적 추가 지정은 필요할 뿐 아니라 절차도 위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999년 실시한 발굴조사에서 성벽의 축조 방법과 규모가 밝혀지면서 풍납토성이 백제 최초의 도성이었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잡았다"며 "그 역사적 정체성에 관한 규명이 반드시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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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비록 서성벽은 그 위치나 구조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이를 대략적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라면서도 "추가 사적지 중 송파구 풍납동 일부 토지에서 서성벽의 존재가 확인되기도 한 점 등을 보면 과거 (이 곳에) 서성벽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적 지적이 산발적이어서 위법하다는 주민들 주장에 대해서도 "풍납토성 자체의 규모가 방대한 점과 사업 대상 부지를 전부 취득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점에 비춰 단기간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토지 소유자가 협의 취득 신청을 한 경우 해당 토지를 사적으로 지정한 것은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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