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실종사건 수색현장에 드론을 투입했다. 충분히 높이 띄워서 촬영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군부대 인근이라서 드론 비행이 금지돼 있던 것이다. 법은 군부대 주변지역의 드론 비행을 규제하고 있다. 물론 사전 승인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수색작전이 갑작스럽게 벌어진 탓에 경찰은 사전 승인을 받지 못했다. 군부대는 규정을 들어 드론 비행을 막았다. 경찰이 사안의 시급성을 설명하면서 결국 양측은 한발씩 물러섰다. 군부대 담장 아래에서 제한적으로만 드론을 날려 수색을 하게 된 것이다. 경찰의 기대와 달리 드론 투입 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실제 사례로 본 드론산업의 현실이다. 경찰이나 군 모두 정부조직이다. 공무집행 중이던 경찰이나 군은 각각 타당한 근거를 갖고 주장을 했다. 결국은 법규를 따르되,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제한적으로만 수색이 이뤄졌다. 사실상 효과는 없었다.
경찰은 법에 따라 사전에 군부대의 승낙을 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해당지역 경찰로서는 드론을 수색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고, 또 워낙 급하게 결정했기 때문인지, 사전에 군부대에 연락하지 않았고 승인도 받지 않았다. 그러면 사전 승인만 받으면 될까.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군부대 인근으로 수색나갈 때마다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가. 당장 수색을 해야 하는데 승인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사건 발생과 수색이 예고되는 일인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드론 투입을 통보한 뒤 드론을 띄우고, 사후에 승인받는 방식, 다시 말해 ‘선 조치 후 승인’ 시스템으로 운용하면 되지 않을까. 이를 위한 법규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다음의 가상의 상황을 들어보더라도 드론 관련 규제는 개선이 필요하다.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례다.
A씨 가족은 여름휴가를 맞아 차에 드론과 피서용품을 싣고 수도권의 강변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운전 중 강에서 사람이 허우적대는 모습을 발견했다. A씨는 차를 세우고 드론에 튜브를 매달아 물에 빠진 사람에게 보냈다. 이 사람은 구조됐다. 드론이 사람을 살린 것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해당 지역은 드론비행금지구역이었다. 비행금지구역에서 사전 승낙없이 드론을 날리면 불법이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져 휴가 대신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군부대 사례와 유사한 점이라면 긴급 상황 발생에 따른 드론 비행이라는 점이다. 차이점은 드론 운용주체가 민간인이라는 것이다. 여기서도 긴급 상황과 법규가 충돌한다. A씨는 해당 지역이 드론비행금지구역임을 모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표지판을 통해 인지를 했더라도 사전 승낙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물에 빠진 사람을 지나치기도 어려울 것이다.
처벌 여부는 사법체계 내에서 처리될 일이지만, 이처럼 민간인에 의한 인명구조같은 긴급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려면 관련 법규를 손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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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드론을 날리는 것과 사람의 생명이 달려있는 긴급 상황에서 드론을 띄우는 것은, 내용상 하늘과 땅 차이다. 정말 필요할 때 법규에 가로막혀 드론을 날리지 못한다면 있으나마나 한 드론에 불과할 뿐이다. 드론 비행 주체가 국가기관이든, 민간인이든 상관없다.
드론 인구가 늘어나고 활용 영역이 넓어질수록, 관련 법규와 현장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소설의 한 장면 같을지 모르겠지만, 드론이 대중화되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미리 법규를 손질하지 않으면, 긴급 상황시 드론비행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경찰이 비행 불법여부를 따지겠다고 할 경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물론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서 법규에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기본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만들어야, 예기치 못한 긴급 상황 발생시 순발력있는 드론 운용이 이뤄지지 않을까.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 때, 드론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드론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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