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은 말이 없고…野는 말이 많고
국회 정상화 발목잡는 임 실장 중동 특사 논란
野, 靑 해명에도 원전항의 무마 파견 의혹 지속 제기
與 “정치공세” 비판하면서도 대응논리 없어 입법속도 못내 ‘답답’
任 실장, 21일까지 휴가…19일 운영위 불참으로 파행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의 태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여야가 연말을 앞두고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 정상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지만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중동 특사 파견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임시국회 회기 종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쟁점 법안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는데도 모자랄 판에 청와대발 암초를 만난 셈이다.
임 실장의 특사 파견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해명을 내놨지만 의혹은 되려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여당도 야권을 설득할 만한 마땅한 대응 논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19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는 임 실장 특사 논란을 둘러싼 공방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 등 8명이 18일 운영위 회의 개회를 요구함에 따라 이날 오전 운영위가 열렸다. 한국당은 임 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바라카 원전 건설과 관련한 외교적 문제가 생기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급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의 조짐은 지난 10일 임 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을 방문했다고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을 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은 2003년 참여정부 이후 14년 만으로,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일정이 코앞인 상황이어서 더욱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것이 사실이다.
청와대는 임 실장이 UAE로 출국한 직후부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임 실장이 UAE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UAE 왕세제와 레바논 대통령을 예방하는 외교 일정을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임 실장의 현지 활동 사진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 대북 비공개 접촉설과 같은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과 야권에서 임 실장의 UAE 방문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교 단절에 나서려는 UAE를 무마하려는 것이란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자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청와대는 "사실 무근"이라며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 실장이 UAE 왕세제를 예방하는 자리에 UAE 원자력이사회 의장과 국가정보원에서 해외파트를 담당하는 서동구 1차장이 배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당초 청와대는 임 실장의 출장에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를 비롯해 대통령비서실 소속의 행정관 2명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주파키스탄 대사 등을 지낸 서 차장은 2008년 한전의 해외자원 개발 자문역을 맡아 자원외교에 관여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 차장이 동행한 것은 맞지만 원전과는 무관하다"며 "(국정원)신분 특성상 공개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임 실장이 18일 오후부터 3.5일 동안 연차를 사용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에 따르면 임 실장은 18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반차를 냈다. 이날 오후에는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이후 첫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가 열렸지만 임 실장은 불참했다. 반차를 냈던 임 실장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때문에 임 실장이 휴가를 이유로 이날 운영위에 불참할 경우 야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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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여야가 어렵게 조성한 법안 처리 분위기를 얼어붙게 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오는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재개키로 합의하면서 일단 개혁ㆍ민생 법안 처리에 멍석을 깔아둔 상황이다. 현재 법사위에 205건의 타 위원회 법안을 포함해 모두 920건의 법안이 계류된 상황이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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