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사민당의 고민…“대연정은 미친짓이다” vs “책임을 다해야 한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누구라도 대연정을 하자고 말하는 사람은 사회민주당(SPD)의 무덤을 파는 짓을 하는 것이다"
"SPD는 독일에 대한 책임이 있다. 정부에 참여해 우리가 가진 정책을 실현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독일이 연립정부 협상 결렬로 혼돈에 빠진 가운데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 내에서 연정 협상 참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민당은 지난 9월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거둔 뒤 제1야당의 길을 선언한 상태.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간의 협상이 깨진 뒤 재선거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라는 압박이 가중되면서다. 사진은 사민당의 마르틴 슐츠 대표가 지난 6월27일 기자회견 중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독일 SPD가 갈림길에 섰다. 오는 7~9일까지 대연정 참여 등을 두고서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지만, 여론이 뿔뿔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SPD 지지자들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과의 대연정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다. 한때 전체 독일 유권자의 40%대의 지지를 얻었던 SPD가 지난 총선에서는 고작 20.5%를 얻는 데 그쳤다. 역사상 참패 수준이다. SPD 당원들은 철저하게 SPD의 색깔을 되찾는 길만이 더 이상의 패배는 없는 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SPD는 이런 정책 방향을 기본 노선으로 잡고 총선 이후 연정협상에 응하지 않고 야당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가 자유민주당, 녹색당과의 연정에 실패한 뒤 정부 구성을 두고 혼란을 겪자, 대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일단 급선무는 총선을 다시 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정부구성에 실패해 총선이 치러지면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가 우세를 보여, 9월 총선 결과보다 더 참혹한 결과를 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연정에 참여할 경우 SPD가 그동안 주장했던 정책을 실현할 수 있다. 독일에 최저임금제가 도입되는 등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SPD가 집권세력에 참여하면서 가능했다. 높은 임금, 더 나은 연금, 노동 시장 개혁 등의 과제는 결국 정부 구성을 통해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연정에 참여할 경우 SPD의 선명성은 약화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SPD는 대연정에 참여하지 않되 메르켈 총리가 차기 정부를 구성토록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정책 사안에 따라 메르켈 총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안정을 지향하는 독일 정치의 풍토상 이런 중도보수 정당만으로 출범한 소수정부가 버텨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론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슈피겔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SPD 지지자의 27.9%만이 대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구성은 협조하되 정부에 참여하지 않는 소수정부에 대해서는 56.5%가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선거를 지지하는 사람은 13%에 불과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