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폭 두목이 아니다”...‘홍준표 검사’가 기소했던 사건, 25년만에 재심청구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광주지검 검사 시절, 조직폭력배 두목이라며 기소했던 인물이 유죄 확정판결 25년만에 재심을 청구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992년 폭력행위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던 여운환(63)씨가 최근 광주고등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당시 여씨는 전남지역 폭력조직인 국제-PJ파 두목으로 지목돼 수사를 받았으며 홍 대표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여씨는 재심청구서를 통해 당시 자신을 폭력조직 두목을 지목한 유일한 증거인 사건 관련자 진술이 허위인데다, 9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당 진술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 만큼 유·무죄 여부를 다시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국제-PJ파의 두목은 여씨를 비롯한 4명”이라는 조직원의 진술서를 근거로 여씨를 구속기소했다. 또, 법원은 “여씨를 폭력조직의 두목으로 볼 증거는 없다”면서도 조직원의 진술서등을 근거로 “여씨가 조직의 자금책이자 고문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여씨는 “당시 조직원의 진술서는 공판 전 증인신문조서를 증거로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를 근거로 작성됐지만, 1996년 헌법재판소가 해당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면서 “위헌법률을 근거로 진술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됐고 진술서가 거의 유일한 유죄의 증거였던 만큼 무죄가 선고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근거 법률이 위헌결정을 받았다면 재심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재심이 무죄판단을 내릴 지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1991년 광주지검 검사로 근무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시 정권 차원에서 진행되던 ‘범죄와의 전쟁’에 발맞춰 호남지역 폭력조직인 국제-PJ파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씨는 폭력조직의 두목으로 지목돼 구속기소됐고,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지난 1995년 홍 대표는 자신의 저서 ‘홍 검사 당신 지금 실수하는 거요’를 통해 이 사건수사 과정을 상세히 기술한 바 있고, 그 내용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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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청구에 앞서 홍씨는 지난 2014년부터 언론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해 오고 있다.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측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여씨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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