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 사기 '미션 임파서블'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서울에서 집을 사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말 기준 서울의 주택구매력지수는 62.0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2분기말(58.6) 이후 5년여 만에 최저치다.
주택구매력지수는 중간 수준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정도의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서울에서 웬만한 집을 사려면 소득으로는 대출 원리금의 62%밖에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아파트의 경우 주택구매력지수가 52.0으로 더 낮았다. 소득으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의 절반밖에 내지 못하는 셈이다. 강북 지역의 주택구매력지수는 80.6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강남권은 50.4에 머물렀다. 서민들에게는 서울에서 집을 사는 일이 불가능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을 떠나 인접한 경기도 등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그나마 서울보다는 상황이 낫긴 하지만 주택 구매 여건이 나빠지는 건 마찬가지다. 경기도의 주택구매력지수는 올 3분기말 109.9로 역시 2012년 2분기말(10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경기도 집값은 1.60% 올라 전국 평균(1.36%)을 웃돌았다.
갈수록 무거워지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청년 및 신혼부부 등에 대한 주거 지원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 대상 소득 기준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20% 이하로 설정돼 대부분 맞벌이인 신혼부부들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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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결혼 4년차에 접어드는 직장인 최 모(만 33세)씨는 “서울에서 집을 사는 것은 포기한 지 오래”라며 “그나마 출퇴근이 용이한 분당 판교 등 경기도 지역을 둘러보고 있는데 웬만한 곳은 서울 못지 않게 비싸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차에 정부가 신혼부부에 대한 주거 지원을 한다고 해서 봤더니 사실상 맞벌이들은 해당이 되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내집 마련을 고민하게 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너무 높기만 한 것 같다”며 한숨 쉬었다.
정부는 이번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신혼부부에게 연간 1만4000만가구(총 7만가구)의 분양형 신혼희망타운를 공급하고 신혼부부에 대한 특별공급 비중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맞벌이인 경우 소득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그림의 떡’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공급 대상 신혼부부를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20% 이하로 정했는데, 맞벌이인 가정은 대부분 이 기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신혼부부 전용 대출도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지원이 가능해 맞벌이 가정에게 불리하게 설정돼 있다. 결국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인데, 8·2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 상황이 더 어려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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