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한샘·현대카드 성폭행 논란’…가해자, 음주시 ‘심신미약’ 감형 주장할 수 있어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한샘·현대카드 성폭행 논란’…가해자, 음주시 ‘심신미약’ 감형 주장할 수 있어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서지경 기자] 최근 가구업체 한샘과 현대카드에서 잇달아 동료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 되면서 직장 내 성범죄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직장내 주요 발생 장소는 주로 회식 장소로 나타났지만, 가해자는 음주 중 기억이 없다는 이유로 이유로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받을 수 있어 적절한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13일 가구업체 한샘 신입사원 A(24·여)씨는 B씨와 함께 술을 먹은 후 귀가하려 했으나, 교육담당자 B씨가 ‘집에 가지마라’고 강요, 모텔로 유인해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현대카드 A(26·여)씨는 회식이 끝난 이후 자신의 집에서 이어진 술자리에서 동료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5 성희롱 실태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7844명 중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500명에게 질문한 결과 성희롱 주요 발생 장소는 주로 회식 장소(44.6%)였으며, 여성은 46.6%, 남성은 29.2%가 회식 장소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조은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사는 직장 내 상하관계에서 일어나는 성폭행에 대해 “직장 상사, 학교 교사, 교수 등 자신의 지위 등 위력을 이용해 성폭행했을 경우 피해자가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며 “혹여나 사건 후 합의를 제안하더라도 피해자는 ‘을’의 관계에 있기에 두려움에 의해 합의할 수 있지만, 그런 위력으로 인한 합의는 진정한 합의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2015년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통계에서 술, 약물에 취하거나 수면 상태에 있는 사람에 대한 성폭력은 약 11.5%(146건)에 이른다. 조은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사는 “전체 성폭행 유형에서 취중 성폭행이 11.5%를 차지한다는 것은 절대 적은 수치가 아니며, 그런 사례가 많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형법은 심신미약 상태에서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를 경우 형을 감형하고 있다. 심신미약의 사유 중 하나가 ‘음주’이기에 가해자가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음이 증명되면 감형 사유이지만, 피해자는 ‘음주’를 했더라도 의식이 없고 항거불능 상황에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가해자를 가중처벌 할 수 있다는 게 현실이다.

조은희 상담사는 “성폭행 피해자가 술을 먹었더라도 만취상태로 의식이 없음이 입증이 돼야 가해자에게 형이 더 무거운 ‘준강간죄’를 적용할 수 있다”며 “어떤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정신이 혼미하고 의식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CCTV 등 증거자료에서 잘 걷는 모습이 보이고 취한 것이 표시나지 않는 사람은 입증이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샘·현대카드 성폭행 논란’…가해자, 음주시 ‘심신미약’ 감형 주장할 수 있어 원본보기 아이콘



가해자 음주가 감형 사유가 되는 것은 성폭행과 관련된 경·중범죄에 모두 해당된다. 2008년 12월 당시 8살 여아를 잔인한 방법으로 성폭행했던 조두순은 “술 때문에 전혀 기억이 없다. 내가 어린아이에게 그렇게 했으면 죽겠다”고 말해 음주 상태로 인정돼 무기징역이 아닌 징역 12년으로 감형, 2010년 부산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는 “평소 주량은 소주 1병인데 범행 당시 소주 3~4병을 마셨다. 정신을 차려보니 피해자가 죽어 있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조두순 판결 이후 음주로 인한 감형에 반대 여론이 뜨거워졌지만, 가해자 음주는 여전히 법원의 재량에 따라 여전히 감형 사유로 적용되고 있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는 음주 범죄와 관련해 한 매체를 통해 “미국, 일본 등 대다수 국가들은 자발적으로 술을 마신 후 저지른 범죄를 감경해주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한 명은 술을 마셨다고 선처해주고 한 명은 술을 안 마셨다고 엄히 처벌하는 게 어떤 정당성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서지경 기자 tjwlrud2502@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