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 공익법인 전수조사…교각살우 우려 3題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공익재단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자 재계는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공익재단을 통한 지배력 강화가 극소수에 불과하고, 이익환원과 사회공헌이라는 재단 본연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으며, 국회의 잇단 규제입법이 국내 기업의 역차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기업 공익법인 대부분 계열사지분 1%미만 보유
3일 국세청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6년 4월 기준 공익법인을 가진 상호출자제한집단의 수는 총 36개 집단으로 동일그룹 내 계열사 간 출자관계는 160개가 있다. 대부분이 1%도 안 되고 이 중에서 특정 계열사 발행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건은 우선주 보유까지 합해 27건에 불과하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분석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비영리법인 계열회사 주식소유현황'에서도 대기업 공익법인의 보유지분율을 1% 미만이 다수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의 경우 삼성물산 주식 1.05%를 갖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물산(0.60%), 삼성생명(4.68%), 삼성SDI(0.57%), 삼성전자(0.02%), 삼성증권(0.26%), 삼성화재(2.8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정몽구재단의 경우 이노션(9.00%)과 현대글로비스(4.46%)를 갖고 있다. SK의 경우 한국고등교육재단이 SK건설과 SK네트웍스, SKC, SK케미칼 등의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는데 모두 1% 미만이다. 행복나눔재단은 행복나래 주식을 5%가량 갖고 있는데 행복나눔재단과 행복나래 모두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하는 곳이다.
-최순실사태 이후 줄어든 기부문화, 더 꺾인다
'최순실 국정농단' 이후 가뜩이나 줄어든 기업의 기부문화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경기침체 속에서도 기업들은 재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늘려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분석을 보면 주요 기업재단 62개가 2015년 한 해 동안 지출한 사회공헌 규모는 3조39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전체 53.2%인 33개 재단의 사회공헌 지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회공헌 지출액이 늘어난 것은 대형 재단들의 기존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 증가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 임원은 "일부 논란이 된 공익재단의 주식을 편법으로 취득했거나 악용했다고 비판을 받을 순 있지만 불법은 아니다"면서 "전수조사라는 말은 주요 그룹의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특별 세무조사에 나서는 것이어서 조사대상 법인의 경우 본연의 업무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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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옥 규제 또 나와…해외와 다른 역차별 우려
정부는 공익법인에 출연한 계열사 지분 5%(성실공익법인 10%)까지는 상속ㆍ증여세를 면제해 주고 있다. 다만 계열사 출자는 해당 공익법인의 자산 30%만 허용하고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은 의결권 있는 주식을 포함해 지분을 20%까지 허용한다. 또한 제3자가 이미 기업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 보유한도를 35%까지 상향 조정할 수 있다. 일본은 지분한도가 50%로 우리의 10배 수준이며, 20%를 초과해 보유할 때는 해당 영리기업의 개요를 공시하도록 했다. 영국과 호주는 지분한도가 아예 없다.
반면 우리 국회에서는 공익법인의 계열사 주식보유와 의결권을 제한하는 법안들이 대거 발의돼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발의된 법안의 입법취지를 보면 공익법인의 사업 내용이나 자산의 운용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공익법인을 통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가 이루어진다는 비판적인 시각에서만 접근하고 있다"면서 "외국 자본과 사모펀드의 국내 기업에 대한 적대적 거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 우호지분의 감소는 곧 경영권 유지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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