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국정원 상납고리 캐는 檢…수사 어디까지 확대될까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검찰이 31일 '박근혜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으로 통한 이재만ㆍ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을 체포한 건 국가정보원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4년 동안 매년 10억원 가량을 원내 특수활동비에서 빼내 청와대에 상납한 의혹과 관련해서다. 검찰은 상납의 실무를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맡았던 것으로 의심한다.
이 전 실장은 이 기간 내내 기조실장을 지냈다. 기조실장은 국정원에서 인사와 예산관리 등 핵심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특수활동비는 별도의 용처 증빙이 필요 없는 돈이다. 검찰은 최근 이 전 실장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두 전직 비서관을 체포한 것과 동시에 이들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와 함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및 남재준ㆍ이병기ㆍ이병호 전 국정원장의 자택 등도 압수수색했다. '상납 스캔들'이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내 다른 인사들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남 전 원장은 2013년 3월~2014년 5월,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2015년 3월, 이병호 전 원장은 2015년 3월~지난 6월 국정원장으로 재직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기본적으로 뇌물 수사라고 규정했다. 박근혜정부 때 국정원과 청와대가 자행했다는 각종 정치공작이 상납된 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 전 수석은 문예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동시에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이 친정부 보수단체를 지원하며 관제시위 등을 유도했다는 '화이트리스트' 등 의혹 수사선상에도 올라있다.
검찰은 이밖에 이 전 실장 등 당시 국정원 핵심 인사들의 인사 문제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와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4년 8월께 남재준 전 원장과 이 전 실장 등을 국정원 고위직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했다가 돌연 철회하고 이들이 자리를 지키도록 했다고 한다.
이런 배경을 토대로 일각에서는 이 전 비서관 등이 '상납관계'를 단초로 '문고리 권력'을 이용해 인사상의 위력을 과시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런 과정이 단순한 인사검증이 아니라 청와대가 국정원을 길들이는 절차였을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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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날 체포 및 압수수색한 인사들에 대한 조사ㆍ수사를 발판삼아 '형식적 인사권'을 행사했던 당시 청와대의 고위층으로 전선을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은 일단 이ㆍ안 전 비서관을 조금 더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관련자들을 줄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 확보 측면에서는 충분히 (혐의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사실이나 관련 정황을 보고받거나, 적어도 인지하고 있었는지 또한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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