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 외에는 선택지 없다"…中 6자회담 대표 방북도 거부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IPU 총회 본회의 연설
"美 적대시 정책 맞서 주권 수호, 중국 고위당국자 올 필요 없다"
러 중재 노력 등 대화시도 속 협상 우위 선점위한 전략 해석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북한이 핵개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차 표명하고 중국 북핵 6자회담 대표의 평양 방문도 거부했다.
북미 대화 추진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화를 거부하는 듯한 북한의 이런 태도는 향후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서 열린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본회의 연설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맞서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핵 개발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안 부의장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유엔(UN)총회 연설을 언급하며 "핵 프로그램은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핵 억제력 프로그램"이라면서 "우리에겐 핵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정책을 중단하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이 평화 협상의 장애물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의 북한문제 담당 쿵쉬안유(孔鉉佑)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부장조리)의 방북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타임스(NYT)는 북한 당국자가 "우리는 쿵쉬안유 특별대표가 무슨 말을 할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 필요가 없다"고 경멸적인 언사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고위 당국자의 북한 방문을 요청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했다는 말이다.
NYT는 "김정은이 그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모욕을 주었다"면서 "중국 측은 제19차 당 대회 기간 북한이 재차 핵실험이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해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가 과장된 것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러시아가 중재하고 있는 것 외에도 각 채널을 통해 대화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대화를 거부하는 듯한 이런 태도는 대화에 거부하겠다는 의도라기보다 향후 대화국면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러시아를 통해 북한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평통 미주지역 협의회 출범식 참석차 방미 중인 김 수석부의장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이 중국을 통해서는 (대북)제재를 강화ㆍ압박하고, 러시아를 활용해서는 비핵화 대화에 끌어들이는 식의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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