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동물 애호가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65번째 생일선물로 강아지를 선물 받으면서 대통령의 ‘퍼스트 펫(First pet)’이 주목을 받고 있다. ‘퍼스트 펫‘은 국가 지도자의 가족을 뜻하는 ‘퍼스트 패밀리(First family)’에서 착안된 용어로 대통령이 기르는 반려동물을 의미한다.
퍼스트 펫은 대통령이 국민과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기르기도 하고 이미지 쇄신을 위한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대통령의 친근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필수적인 동반자로까지 여겨진다.
전체 인구의 67%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에서도 퍼스트 펫을 두는 것은 오랜 전통이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스코티시 테리어 품종의 ‘팔라’라는 반려견을 키웠는데 당시 “나와 아내를 욕해도 괜찮지만 팔라는 욕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는 루즈벨트 기념관에 루즈벨트와 함께 동상으로 남아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팻 자리는 아직 공석이다. AP통신은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샴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아직 백악관에 적응하는 중이며 당장 퍼스트 펫을 들일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에서는 미국의 오랜 전통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도 보였다.
고양이를 퍼스트 팻으로 두는 대통령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길고양이 ‘찡찡이’를 청와대에 데려오면서 한국 최초의 ‘퍼스트 캣’이 탄생했다. 찡찡이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소개한 유기묘로 주목 받으면서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영국은 퍼스트 캣에 공직 자리를 주는 나라로 유명하다. 1924년 낡은 총리공관에 서식하는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수석수렵보좌관(Chief Mouser to the Cabinet Office)’으로 임명하면서 관례가 됐다. 영국 외무부는 고양이들의 인사고과를 공개하기도 한다. 현재 영국 의회에서 일하는 5마리의 보좌관들은 쥐 포획 수나 근무 태도에 따라 지위를 박탈당하기도 한다. ‘파머스턴’은 쥐 27마리를 잡아 인사고과에서 A를 받았고 ‘래리’는 직무태만 논란으로 보좌관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2014년 복직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