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 조작·가상화폐로 돈 세탁"…신종 보이스피싱 주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발신번호를 조작, 가상화폐로 돈을 받는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주의를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은 9일 신종 보이스피싱 등장에 따라 '주의' 단계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최근 첨단 수법을 동원한 신종 보이스피싱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한 사기범은 택배 배송을 사칭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택배 관련 내용의 인터넷 주소(URL)가 찍혔지만 이를 누르자마자 스마트폰은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이와 함께 피해자의 전화번호가 사기범에게 전송됐다. 사기범은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금감원 콜센터번호(1332)와 금융회사 대표전화가 표시되게끔 발신 전화번호를 바꿔 전화를 했고 "기존 대출금을 저금리로 바꿔주겠다"고 제안했다.
피해자가 기존 대출을 받은 저축은행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악성코드 탓에 이 전화는 사기범에게 연결됐다. 피해자는 사기범이 알려준 대포통장 계좌로 3900만원을 보냈다.
사기범은 이 돈을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계좌로 옮겨 비트코인을 샀다. 이어 자신의 전자지갑으로 보내 현금화했다. 이후 한차례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전화를 걸고 전날 계좌이체한 계좌가 대출 사기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무죄 소명을 위해 금감원 계좌로 2000만원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피해자는 근처 금감원 지원을 방문하고 나서야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난 7월 이후 악성코드 설치로 금감원 콜센터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은 18건이었으며 올해 들어 보이스피싱 발신번호 1652건 중 48%가 조작됐다. 최근 두 달간 가상화폐를 이용한 피해도 50건(피해금 35억원)이었다.
금감원은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애플리케이션, 문자메시지는 악성코드가 숨겨졌을 수 있다"며 악성코드 감염을 방지하는 보안 앱을 권장했다.
또 이런 경우에는 발신번호 조작 가능성에 대비해 악성코드 감염 우려가 없는 유선전화 등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상계좌로 돈을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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