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도 예외없는 '패륜범죄'…폭행에 암매장도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지난 6월, 80대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아들 박모(68)씨는 어머니와 재산 상속을 놓고 갈등을 이어가던 중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어머니에게 대화를 제안했지만 무시당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당시 주먹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두 차례 가격했고, 노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박씨는 평소 어머니가 재산의 상당 부분을 누나에게 넘겨준 것에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존속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 부모와 자식간에 일어나는 폭행과 살인 등은 '패륜 범죄'로 가중처벌 대상이지만 최근 3년 사이 그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존속범죄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7월까지 존속 범죄는 총 7582건으로 확인됐다.
2013년에는 1141건이었지만 2014년 1206건, 2015년 1908건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총 2235건으로, 3년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에는 지난 7월까지 1092건의 존속범죄가 발생했다.
존속범죄 중에는 존속폭행이 4945건(65.2%)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존속상해 1709건(22.5%)과 존속협박 600건(8%), 존속 체포·감금 76건(1%)도 적지 않았다.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하는 '존속 살해'도 252건(3.3%)이나 발생했다. 형법상 존속살해죄는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보통 살인죄보다 엄하게 처벌하지만 매년 수십건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 인천에서는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아버지를 둔기로 내려쳐 숨지게 한 30대 남성 A씨가 법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사업자금으로 아버지에게 100만원을 달라고 했지만 심한 욕설을 듣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후 아버지의 시신을 강에 버린 뒤 가족과 형제들에게는 "아버지가 가출한 것 같다"며 살해 사실을 숨기다가 9개월만에 경찰에 발각돼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3월 서울에서는 50대 아들이 치매에 걸린 노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하는 사건도 있었다. 채모(55)씨는 어린 시절 부모와 헤어져 친할머니 집에서 어렵게 자라다 성인이 돼서야 어머니를 만났다.
그러나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병수발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어머니를 질식시켜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했다. 채씨는 어머니의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등 약 850만원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채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도 가족 간 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충남 계룡시에서 최모(38)씨가 부모와 남동생 등 10여명의 가족이 있는 단독주택에 불을 질러 경찰에 붙잡혔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범죄였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모가 동생에게만 재산을 나눠준 것에 불만을 품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