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친박 자진 탈당' 권유한 까닭 따로 있다?
자진 탈당 수용 않을 시 당헌·당규 따라 출당 조치
'친박' 의원들에게 독설 퍼붓던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본격적으로 당에 덧씌워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우기에 나섰다.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탈당'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에 류 위원장의 속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류 위원장은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유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출당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3차 혁신안에는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자진 탈당을 권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위의 결정이 성급하다면서 반발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당내 화합이 우선이라고 하면서 대여투쟁을 해야 할 시점인데 갈등을 유발하는 모순된 행동"이라고 했다.
하지만 혁신위의 이번 발표는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 자유한국당의 혁신 작업을 이끌고 있는 류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도 꾸준히 친박 청산을 주장해왔다.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류 위원장은 친박의 인적 청산에 대해 "가치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선 출당이나 보직을 안 주거나 여러 방법이 있다"면서 "상징적인 사람과, 앞으로 잘할 사람 등 여러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조선일보에 게재한 '단물 빨던 친박은 어디로 갔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도 서청원, 윤상현, 최경환 의원의 이름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류 위원장이 친박 인적 청산에 나선 까닭은 결국 장기적으로 보수통합이 목적이라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과 핵심 친박계를 끊어냄으로써 보수대통합의 명분을 만든다는 것이다. 혁신위는 자유한국당 탈당파에 대해 복당을 원할 경우 '대승적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그동안 보수대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자유한국당의 인적청산을 내세웠던 바른정당도 이날 혁신위 발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 인사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한 것은 쇼"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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