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 통했다…유통가에 내린 男 아이돌 그룹 '워너원' 특수
워너원 굿즈에 지갑 여는 팬들…주목받는 덕후 마케팅
침체된 유통가에 활기…대세 아이돌 '워너원' 덕에 판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30대 직장인 임소희 씨는 최근 아이돌 그룹 워너원에 푹 빠져 있다. 업무 외 시간의 상당부분은 '덕질'하는데 쓰고 있다. 덕질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관련 정보를 모으는 것을 뜻한다. 콘서트 영상을 찾아보는 데서 소소하게 시작한 임씨의 덕질은 강도가 높아졌다. 최근 마트에서 판매하는 하이트진로의 '엑스트라 콜드'를 묶음째 주문하고, 화장품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에 들러 필요하지도 않은 '화산송이 팩'을 구매했다. 그는 "10~20대 때도 좋아하는 연예인한테 돈 쓰는 건 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1일3맥, 1일3팩 해야할 판"이라며 당황스러워했다.
유통업계가 최근 대세 아이돌 그룹 워너원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워너원 덕후(오타쿠ㆍ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워너원이 홍보 중인 제품에 적극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워너원을 광고모델로 발 빠르게 영입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몰두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니스프리가 지난달 진행한 '워너원 브로마이드 증정 프로모션' 당일에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관련 구매 후기도 다량 노출됐다. 결제금액 1만원당 브로마이드 1장을 증정해주는 프로모션을 기획하자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랐던 것.
처음으로 남자 아이돌 그룹과 장기모델계약을 체결한 이니스프리 측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11명의 멤버로 구성된 워너원이 다양한 제품과 캠페인 콘셉트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며 "화산송이 컬러 클레이 마스크는 멀티 마스크 제품인터라,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유명인사의 영향력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워너원과 광고계약을 맺은 지 한 달가량 된 하이트 진로는 지난달 중순 이후 시작된 워너원 브로마이드 배포 행사에 미소짓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서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를 구매하면 워너원 엽서, 브로마이드를 멤버별 랜덤으로 소진 시까지 제공하고 있다. 현재 1차 제작은 모두 완판됐고, 2차 수량이 배포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차 대비 2차 브로마이드 물량은 1.7배 가량 늘었고, 이번 주부터 배포되기 시작했다"며 "향후 인기와 판매 정도에 따라 3차 제작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중순 이후 마트, 각 영업담당자들에게 배포된 워너원 브로마이드는 20~30대 여성층으로부터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며 "브로마이드 증정 행사를 진행하는 마트의 소재가 공유돼 먼 곳에서도 발걸음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몬에서 판매된 워너원 굿즈(연예인 관련 아이템)는 출시 2시간만에 초기물량이 완판됐다. 완판된 굿즈는 지난 7일 티몬에서 업계 최초로 판매된 워너원 '교통카드(11종)+피규어키링(11종)' 세트로, 총 500개의 물량이 조기 매진 됐다.가격은 21만7800원.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완구 매장 토이저러스도 8일부터 워너원 피규어를 단독으로 선보였다. 오는 28일까지 서울역점, 수원점, 부산광복점 등 전국 11개 토이저러스 및 토이박스에서 워너원 11인 피규어(4인치) 세트를 사전 예약 판매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피규어 세트는 각 점포별로 200개씩 총 2200개에 한정해 판매하며 가격은 24만8000원이다.
엔터테인먼트와의 일종의 협업 사례이기도 한 덕후 마케팅은 최근 각광받고 있다. 덕후들의 덕질은 추가적인 소비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인 것. 덕후들은 자신이 심취해 있는 분야에는 씀씀이를 줄이지 않아 '큰 손'으로 종종 분류되기도 한다. 실제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 5월 아이돌그룹 '엑소' 콘서트 신규 '굿즈'(아이돌 아이템)를 온라인에서 단독 판매한 결과, 시작과 동시에 팬들의 폭발적인 유입으로 하루 만에 준비된 물량을 모두 소진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11번가는 "덕후 마케팅을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핵심고객군인 10~20대 '영 타깃'을 흡수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 중"이라며 "엔터테인먼트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인기 아이돌 공식 굿즈를 단독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오는 13일까지 대세 걸그룹 '레드벨벳'의 첫 단독 콘서트 공식 굿즈를, 20일까지는 인기 그룹 '샤이니'의 멤버 '태민'의 첫 솔로 콘서트 공연 굿즈를 온라인 단독으로 예약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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