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날린 도심 물총축제…“만족” VS “민폐”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진 주말 오후 서울 도심에서 물총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신촌 물총축제는 서울의 대표적인 여름 축제로 자리 잡았으나 축제에 참가하지 않는 시민들까지 물세례를 맞는 등 시민 불편은 여전했다.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제5회 신촌 물총축제가 개최됐다. 이날 오후 3시까지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높은 습도와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를 피해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만족스러워 했다. 서울여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임하은(20)씨는 “너무 더워서 물 한 번 적시자는 생각으로 축제에 참가했다”며 “축제 시작부터 끝까지 즐기다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이성곤(27)씨는 “친구들과 함께 별 기대 없이 왔는데 신나는 음악과 물총을 쏘니 재미있다”며 흡족해 했다.
축제를 즐기다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던 대학생 허원주(22·여)씨도 “추울 정도로 시원하고 재밌다”며 웃어 보였다.
아이들 손잡고 나온 가족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12살 아들, 10살 딸과 함께 물총축제를 즐기러 온 김진아(40·여)씨 부부는 “오늘(29일)부터 여름휴가 인데 휴가의 시작을 물총싸움으로 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물놀이를 좋아해서 캠핑을 떠나기 전에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길을 걸어가는 시민들의 불편은 고스란히 재현됐다. 축제장소인 연세로와 인도를 구분하기 위해 배치된 스태프들이 연신 “인도 쪽으로는 쏘지 말라”고 했으나 지나는 행인에 물이 튀는 건 막을 수 없었다. ‘행인은 공격하지 마시오’라는 플래카드가 무색해 보였다.
축제장소를 지나는 시민들은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걷거나 스마트폰 등 자신의 물건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물에 젖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고등학교 1학년 김해인(17)양은 “물 맞아서 기분이 안 좋다”며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다”고 했다. 영화를 보기 위해 신촌을 찾은 손모(20·여)씨는 “물총축제 하는지도 몰랐다”며 “참가자도 아닌데 물을 맞아서 기분이 나쁘다. 민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축제장소 인근 인도에서 급한 걸음을 옮기던 50대 부부도 “가만히 서 있는데 물을 뿌렸다”며 화냈다. 한 20대 남성은 “아 어깨 맞았어”라며 짜증 섞인 말투로 혼잣말을 했다.
반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시민도 있었다. 이영남(62)씨는 “전혀 모르던 상태에서 갑자기 물을 맞았다”면서도 “더운 여름에 시원한 물 한 번 맞는 건 괜찮다”고 했다.
축제 주최 측과 서대문구는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행인에게 쏘지 말라는 경고 플래카드 등을 만들어 축제장소 곳곳에 부착했다. 또 일반 시민들이 지날 수 있도록 우회로도 마련했다. 물총축제는 30일까지 계속된다. 이틀 간 최대 5만여명의 시민들이 축제를 즐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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