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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전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망 사건’ 스리랑카 피의자 결국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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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외국인 노동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의문 속에서 죽은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던 아버지의 20여년 집념이 결국 좌절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8일 특수강도강간(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스리랑카인 K(51)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K씨가 다른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와 과거 4개월간 무면허 운전을 한 별도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다. 집행유예가 확정된 외국인은 본국으로 추방한다는 규정에 따라 K씨는 조만간 스리랑카로 돌아간다.

이번 판결은 우리에게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망 사건’으로 잘 알려진 사건이다.
19년 전인 1998년 10월16일 밤 대학 축제를 마치고 귀가하던 대학교 1학년생 정모(당시 18세)씨는 이튿날 새벽 5시10분께 대구 구마고속도로 위에서 23t 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된다.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됐지만, 정씨의 위아래 속옷이 없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로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정씨 아버지는 생계를 내던진 채 직접 목격자를 찾아 나섰고, 여러 차례 경찰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헌법소원까지 냈다.
검찰은 2010년 DNA법(강력범죄자의 DNA를 채취해 보관하도록 하는 법률)이 제정된 것을 계기로 수사에 착수했고, 비슷한 시기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권유하다 붙잡힌 K씨의 DNA가 과거 발견한 정씨 속옷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재수사 끝에 2013년 그를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K씨가 다른 스리랑카인 공범 2명과 함께 정씨를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다는 혐의를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2014년 1심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1998년 당시 한국에 체류했던 스리랑카인 중 한국에 남아 있던 34명을 전수조사하고 새로운 증언을 확보했지만 이듬해 2심 역시 "핵심 증인의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고 설령 증거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순점이 많아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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