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인공지능 아파트 가보니…나만의 '집사' 둔 기분
집안에서 음성 명령으로 각종 가전 기기 제어
엘리베이터 부르고 택배 확인도 해줘
내년에는 능동형 AI 서비스…스스로 판단, 행동
KT "내년까지 20만 기가지니 아파트 확보"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혼자 사는 김진희(가명)씨. 오늘도 늦잠이다.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회사까지 카카오택시 불러주고, 엘리베이터도 잡아줘"라고 외친다. 집 문을 딱 열자마자 신기하게도 엘리베이터가 도착해있다. 단지 앞에는 콜택시에 대기한다. 나만의 인공지능(AI) 비서 '기가지니' 덕분이다.
KT가 아파트 주거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을 'AI 아파트' 구축에 나섰다. 지금까지 집안 벽에 설치된 월패드로 각종 가전을 제어했다면, AI 아파트에서는 음성 명령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AI 비서 기가지니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스스로 분석하고 행동하는 서비스까지 선보일 전망이다. 집안에 나만의 집사를 두는 것이다.
지난 14일 오후 부산 영도구에 입주 예정인 '롯데캐슬'을 방문했을 때는 한참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아파트는 KT 에스테이트가 처음으로 시행한 기가지니 아파트다. 오는 8월30일 입주를 시작하며, 381세대 전체에 기가지니 서비스가 탑재됐다.
기가지니는 KT가 지난 1월 출시한 AI 스피커로 TV를 통해 각종 음성명령을 수행한다. 기가지니 아파트는 ▲엘레베이터·입출차·택배알림·관리비·방문자 알림 등 아파트 단지 공용서비스와 ▲냉난방제어·조명·가스문열림 감지 등 각 세대별 빌트인 시스템 ▲냉장고·에어컨·세탁기·공기청정기·오븐·플러그 등과 같은 사물인터넷(IoT) 가전기기를 기가지니 플랫폼에 연동해 음성과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기가지니에게 "지니야, 우리집 상태 보여줘"라고 말하자 집안의 주요 기기 및 가전들과 공기 상태가 TV에 뜬다. 집안 내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 "지니야, 공기청정기 켜줘"라고 말하자 공기청정기가 작동했다. 다만 KT의 IoT 플랫폼과 연동된 가전사의 IoT 제품에서 작동이 가능하다.
집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택배도착 여부와 아파트 공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관리사무소에 요청해야 할 통신, 전기, 토목 등 보수 신청도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으로 접수할 수 있다.
외출 시 "지니야, 방범모드 실행해줘"라고 말하면, 집안의 문열림 감지와 모션 감지가 실행되고 외부에서 모바일을 통해 외부 침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집에 돌아와서 "지니야, 아파트 방문자 있었어?"라고 물어보자 최근 7일간 우리 집의 초인종을 누른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줬다. 효율적인 집안 에너지 관리도 가능하다. 전기, 가스, 수도 사용량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번 달 예상 사용량과 전월 대비 사용량을 볼 수 있다.
현재는 "지니야, 에어컨 좀 켜줘"처럼 이용자가 구체적인 명령을 해야한다. 하반기에는 AI 성능이 개선, 기가지니와 이용자가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사용자가 "지니야, 덥다"라고 말하면 기가지니가 "에어컨을 켜드릴까요?"라고 묻는 방식의 서비스가 구현된다는 것이다. 또한 발화자를 구분할 수 있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도 함께 제공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기가지니가 능동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KT는 기대한다. 기가지니가 먼저 "전기요금이 곧 누진제 구간에 도달하는데, 에어컨을 잠깐 끌까요?"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 생활 빅데이터 수집이 필수다. KT는 15만 가구 이상의 실생활 빅데이터가 쌓여야 진화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현재 대림, 한화, 롯데 등 10여개 업체들과 사업 제휴를 맺고 있으며 올해 중 5만 세대, 내년까지 20만 세대에 기가지니 솔루션을 적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임미숙 AI 서비스 담당 상무는 "기술 자체 개발이 어렵지 않지만 데이터가 얼마나 쌓이느냐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며 "충분한 빅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각 개인별, 세대별, 단지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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