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력수요 전망 11.3GW 줄어…文정부 탈원전 탄력받나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오는 2030년까지 전력수요가 11.3GW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이는 신규원전 10기 규모로, 2년 전 예상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비해 대폭 깎인 수준이다. 새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위한 명분을 확보하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제조건으로는 전력가격이 25%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내용이 덧붙여졌다.
전력거래소는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수요전망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7차 계획과 비교해 약 11.3GW가 줄어든 국가 장기전력수요전망 초안을 발표했다. 2030년을 기준으로 한 최대전력수요 예상은 113.2GW에서 101.9GW로 수정됐다. 원전 약 10기에 달하는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한국표준형 원전 1기 용량은 1GW다.
전력수급계획 수립 상 이렇게 최대수요전망치가 낮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정 기준의 약 70%는 국내총생산(GDP), 10%는 가격현실화, 20%는 전력소비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누진제 완화, 전기차 효과도 1GW 가량 반영됐다. 앞서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2015~2029년 성장률을 3.4%로 예측한 반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분석한 전망치가 연평균 2.5%대로 0.9%포인트 떨어진 영향이 가장 컸다. 성장률 2.7%로 분석했을 경우에는 7차 전력수급계획 대비 8.7GW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유승훈 수요전망 워킹그룹 위원장은 "26일 학술 전문가 대상 공동 세미나 등 다양한 논의를 통해 최종 전망치를 도출할 것"이라며 “경제성장 전망치가 변화거나 전원믹스에 따라 발전원 비중이 달라지면 보완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전망치에는 명목가격이 kwh당 2017년 112원에서 2030년 140원 정도로 약 25% 오를 것이란 전제도 깔렸다. 정부는 2년마다 15년 단위 전력 수급 계획을 세운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7차 계획 대비 전력수요 전망이 크게 낮아지면서 신규발전소 건설에도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규 원전·석탄발전사업의 경우 사업 철회쪽으로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 계획을 밝히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청와대나 산업부의 가이드라인 제시는 없었다"며 "철저히 프로그램과 수치에 근거한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전력거래소는 오는 26일 관련학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공동세미나를 개최해 최종적인 수요전망치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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