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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인데 곡소리 나는 삼계탕·보신탕집…"장사 접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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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로 요우커 발길 뚝 끊겨…AI 덮쳐 닭요리 거부감 강해
1~2인 가구 증가와 '건강식' 트렌드로 삼계탕·보신탕 외면
재료값 오른데다 예약률은 0%…삼계탕·닭갈비 식당 '곡소리'


초복인데 곡소리 나는 삼계탕·보신탕집…"장사 접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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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매년 복날 일주일 전후로 예약률이 100%에 달했는데..." 여의도에서 6년째 보신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K씨. 그는 "원래 복 당일보다 하루 전날이나 다음날이 더 예약률이 높았지만 올해는 유독 예약이 없는 편"이라며 "예전처럼 복날 보신탕을 먹는 소비자들도 줄어들고 최근 분위기도 좋지 않아 더 그런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종로에서 삼계탕 식당을 운영하는 L씨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여름 대목임에도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거의 반토막났는데, 재료값도 비싸고 장사를 접어야할지 고민" 이라고 토로했다.

초복을 맞은 12일 삼계탕, 보신탕 등 보신음식 전문 식당가에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년 같으면 밀려드는 손님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던 곳들이다. 하지만 경기 불황과 함께 복달임 음식에 대한 세태가 바뀌면서 이들 음식점들도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 중 하나가 삼계탕 전문점.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찾았던 삼계탕 전문점들은 대목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 모습이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금지령)이 본격화된 4월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닭요리에 대한 손님들의 거부감이 강해 복날인데도 예약 손님은 커녕 당일 고객들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삼계탕 전문점 주인 C씨는 "유명세를 탄 집들 말고 영세 전문점들은 복날 전후로 100%에 달했던 예약률이 현재 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AI 파동에도 큰 타격없이 지나갔지만 올해는 상황이 180도로 달라졌다는 게 대다수 식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들은 재료값은 오르고 임대료와 인건비도 매년 치솟고 있는데, 매출은 줄어들고 있어 장사를 지속하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삼계탕(사진=롯데마트 제공)

삼계탕(사진=롯데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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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2년전부터 업종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며 "유독 닭요리가 이런 저런 상황과 맞물려 부침을 많이 겪어 사시사철 손님이 꾸준히 찾을 수 있는 음식 메뉴를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복달임의 대명사로 불린 보신탕전문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보신탕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칫 보신탕을 권하는 것이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업종을 전환하는 가게들까지 생겼다. 서울시 중구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D씨는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개고기에 대한 거부감 역시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사드와 AI 파동, 인식 변화 이외에도 1~2인 가구 증가와 건강 트렌드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먹기 버거운데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을 멀리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

특히 지방으로 가면 장사를 포기하고 식당을 내놓은 곳들도 많은 실정이다. 춘천을 대표하는 명소가 무색하게 닭갈비 골목 입구는 올해 4월부터 유독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문을 닫은 채 폐업 팻말도 종종 눈에 띈다. 제주시내 삼계탕ㆍ닭갈비 식당도 상황은 마찬가지. 닭요리를 찾는 이들이 크게 줄면서 예약률은 '0%'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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