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공회의소 "한미FTA 폐기는 성급한 실수"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오는 29~30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 상공회의소가 "한미 FTA를 폐기하는 것이 성급한 실수(rash mistake)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27일(현지시간) 마이론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고문을 통해 "그런(한미 FTA 폐기) 성급한 움직임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한미FTA를 통해 미국의 대(對) 한국 수출이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증가하지 않았고 무역적자가 증가했다는 점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으로의 서비스 수출은 연간 25% 증가해왔고 무역수지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향후 수년에 걸쳐 더 많은 관세가 없어지는 만큼 한국으로의 수출은 더 경쟁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릴런드 부회장은 또 "한미 FTA가 없었다면 미국의 서비스뿐 아니라 농산물, 공산품 수출이 지난 5년 동안 상당히 줄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한미 FTA 조문과 정신의 완전한 준수를 다시 약속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FTA의 와해(unraveling)에 이를 수 있고, 이는 유럽, 중국, 호주 경쟁자들만 이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terminate)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한미 FTA는 유지돼야 한다는 미 업계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미국이 양자간 무역 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2015년 기준 한미 양국의 상품 교역액은 1153억달러, 서비스 교역액은 335억달러에 이른다. 한국은 미국에 중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독일에 이어 6번째로 큰 상품 교역 파트너이며, 10번째로 큰 서비스 교역 파트너다.
한국의 대미 무역적자가 흑자로 반전하고, 미국의 대(對)아시아 무역수지가 악화되던 가운데 2007년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한국과 미국 양국이 모두 '윈윈'한 협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FTA 발효 후 한국의 무역 흑자가 증가했지만 동시에 한국의 대미 투자도 지난해 기준 180억달러로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미국의 대한(對韓) 서비스 수지 흑자도 2015년 143억8000만달러로 늘었다. 관세 인하 등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 역시 한국은 4억3000만달러, 미국은 5억1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무역 관계의 여파가 안보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무역 관계와 지정학적 현실을 분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한미관계에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 북한 이슈와 관련한 안보협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북한의 위협이 지속된 지난 60년 동안 미국은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동맹국이자 무역 상대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는 게 브릴리언트 부회장의 주장이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워싱턴DC에 도착한 후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한 뒤 한ㆍ미 양국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만찬에 참석해서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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