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가맹점, 양계협회 '본사가 가격인상 폭리…불매 운동'에 전전긍긍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성추행' 논란에 불매 운동 확산…매출 '뚝'
아딸 가맹점, 창업자 부부 상표권 분쟁 이혼 소송에 500곳 간판 바꿔야
피자헛·죠스푸드, 소송·분쟁에 지쳐…브랜드 이미지 바닥
프랜차이즈 브랜드 4000여곳 가운데 가맹점협의회 20곳 불과
가맹사업 분쟁조정신청 매년 600건…일반 민·형사 소송까지 포함하면 더 많아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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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가격을 올린 이후 하루 주문 전화가 20건에서 5건으로 줄었습니다. 대한양계협회와 본사의 기 싸움과 불매 운동으로 가맹점주들만 죽어나고 있습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만 터지는 격이에요." (BBQ 가맹점주 A씨)

"빚을 내 가게를 냈는데 잊을만 하면 터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이슈로 장사가 신통치 않다"며 "최근에는 회장 성추행까지 겹쳐 하루에 치킨 10개 팔기도 힘들다."(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 B씨)


"창업주 부부의 상표권 분쟁을 둘러싼 이혼 소송으로 간판을 바꾸게 됐다"며 "그동안 고생해서 아딸이란 이름으로 장사를 해왔는데 간판을 교체한 이후에 또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아딸떡볶이 가맹점주 C씨)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다양한 '갑질'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회장의 갑질이나 성추행 등 '오너리스크'에 대한 피해가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며 가맹점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갑질 뿐만 아니라 가격인상까지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결국 애꿎은 가맹점주들이 고스란히 손해를 떠앉게 되는 셈이다.

['갑'질에 우는 '을'] 가맹점주 "회장 성추행 논란에 왜 우리 매출이 반토막나죠" 원본보기 아이콘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양계협회는 최근 가격을 올린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닭고기 유통 원가와 부대비용, 인건비 등을 감안했을 때 마리당 2만원은 본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2년 전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인건비나 임대료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을 때 자체 조사를 한 결과 가맹점주에게 돌아간 이익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이번에도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맹점의 수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가격 인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


실제 치킨 가맹점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 신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교촌치킨, BBQ, bhc 등 '빅3'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난해 매출은 일제히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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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은 회장의 성추행 이슈 이후 불매 운동이 확산돼 주문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호식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20대 여직원과 단둘이 식사를 하던 중 강제로 신체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내용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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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브랜드 '아딸'도 오너의 소송으로 가맹점이 피해를 보고 있다. 법원은 지난달 아딸 창업자 이경수 전 대표의 부인 이현경씨가 낸 상표권 침해금지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500여개의 가맹점이 간판을 바꾸거나 계약을 새로 맺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피자헛 가맹점은 본사와의 장기화된 법적 소송에 지친 상태다. 브랜드 이미지는 이미 바닥까지 추락했다. 한국 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계약서상 근거 없이 부과한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ㆍ구매ㆍ마케팅ㆍ영업지원 명목으로 받는 가맹금)'를 돌려줘야한다는 법원 판단이 최근 2심에서도 유지됐다. 다만, 1심 원고 89명 중 88명에게 어드민피를 돌려주라고 판결한 것과 비교해 전체 반환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다.


이제 관심은 2심 판결의 불복 여부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피자헛이 재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면 항소할 수 있다. 문제는 항소할 경우 가맹점주의 고통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죠스떡볶이을 운영하는 죠스푸드 가맹점은 리뉴얼 비용의 일부를 본사가 부담하지 않아 최근까지 가슴앓이를 해야만했다. 이 문제는 최근 본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가맹점주에 떠넘긴 죠스푸드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900만원 처벌을 받으면서 해결이 됐다.


아쉬울 땐 늘 가맹점을 내세우면서 정작 가맹점주들을 어렵게 만드는 가맹본부의 횡포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본사와 가맹점 간의 불평등한 관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오너나 본사가 구설수에 오르면 가맹점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점주들이 불이익을 당해도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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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4000여개에 달하지만 가맹점협의회가 구성된 곳은 20곳에 불과하다. 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가맹사업 관련 분쟁조정신청은 2006년 212건에서 해마다 늘어 2012년 609건으로 치솟았다. 이후 매년 600건 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93건에 달했다. 일반 민ㆍ형사 소송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란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쟁조정신청이 들어와도 점주가 만족할만한 방향으로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가맹점의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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