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예쁜 애, 이리 와서 앉아봐"… '오빠가 꽂아준 어묵탕' 등 선정적 메뉴도
일부 학교 "사고막자" 주류 제한·현장 순찰 등 자체 관리 나서


오빠가 꽂아준 어묵탕?… 대학 축제시즌, 성희롱이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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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서울 H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A(21)씨는 최근 축제를 맞아 과에서 운영하는 일일주점에서 일손을 거들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바쁘게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고 있던 때 같은 과 선배인 B씨가 A씨의 손목을 붙잡아 자리에 앉혔다. B씨는 "얘가 우리 과에서 제일 예쁜 애야"라며 일행에게 A씨를 소개했다. A씨는 "선배이기도 해서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진 못했지만 유흥업소 종사자가 된 것 같아 무척 불쾌했다"고 말했다.

대학가 축제철을 맞아 성희롱성 발언이 나오고, 성 행위를 암시하는 메뉴판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강원도 G대에서는 축제 기간 중 모 학과에서 운영하는 주점에서 '89 싶다', '49 싶다', '니 고추 장불고기 주먹밥', '오빠가 꽂아준 어묵탕', '탱탱한 황도', '해장라면 먹고 갈래' 등 성행위를 암시하는 선정적인 내용의 메뉴판을 내놓았다. 재학생들이 이 문제를 지적하자, 해당 학과 학생회장 김모 씨는 다음 날 페이스북 게시판을 통해 "메뉴판을 수정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이런 논란을 일으켜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했다.


이 같은 문제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도 모 대학교 가을축제 기간 주점 메뉴에서 아동성범죄로 징역을 선고 받은 고영욱씨의 이름을 딴 '고영욱 세트'가 등장해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바 있다. 지난해 경기도 소재 H대학교에서는 축제 기간 중 여성을 상대로 강제 입맞춤을 한 남학생이 체포되기도 했다.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한국 사회가 빠른 속도로 경제적·의식적 발전을 이뤘지만 성 분야에서는 그 속도가 더뎌 순결 이데올로기와 성상품화가 이중적으로 남아있는 상태"라며 "많은 학생들이 아동기부터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지 못한 채 대학에 들어가면서 성희롱성 발언이나 행위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강원도 소재 G대학 축제기간 중 등장한 선정적인 이름의 주점 메뉴판(출처=온라인커뮤니티)

강원도 소재 G대학 축제기간 중 등장한 선정적인 이름의 주점 메뉴판(출처=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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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축제를 관리하는 대학들도 있다. 지난 23일부터 축제를 시작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는 학내 반입 가능한 주류를 맥주로 제한했다. 상대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 등의 주류를 배제해 '술 김'에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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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는 재학생들로 이뤄진 자치순찰대 '이글가드'를 꾸리고 축제 기간 동안 현장 순찰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이글가드 단원들은 인근 서대문경찰서에서 순찰에 필요한 실무교육을 받기도 했다. 고려대는 총학생회 차원에서 축제 기간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하기 위해 '2017 석탑대동제 인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동국대는 경찰행정학과 학생들로 꾸려진 '캠퍼스 폴리스'가 중부경찰서와 함께 축제철 학생들을 대상으로 안심귀가 활동을 벌인다.


정부도 관리에 나섰다. 국민안전처는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대학 축제 기간 동안 안전사고를 예방하한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식당 부스와 공연장 주변의 소화기 비치, 가스시설 관리, 고압 전선 노출 여부 등이 중점 점검 사항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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