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어디로]계열사 자율경영 시대 …삼성전자 역할론 부각
미래전략실 해체 후 계열사별 자율경영체제 도입
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 소속된 삼성전자 역할 주목
이 부회장 재판 대응·경영 승계 등 현안도 삼성전자 몫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삼성그룹이 지난달 28일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각 계열사별로 자율 경영 체제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각 계열사가 어떻게 운영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오던 미래전략실이 사라지면서 각 계열사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각 계열사가 어떻게 자율경영 체제를 갖출지에 대해서는 각사의 몫으로 남겨뒀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이후 후속조치에 대해 "그룹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후속 조치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각 계열사가 자율 경영을 하면서 후속 조치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에 따라 일정기간 시행착오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그룹에서 컨트롤타워가 완전 해체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9년 이병철 전 회장이 삼성물산에 비서실을 만들면서 시작된 컨트롤타워는 그동안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2008년 삼성 특검 직후 전략기획실이 해체됐으나 업무지원실이란 이름으로 명맥이 유지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래전략실이 '흔적도 없이' 공중 분해되면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은 "겉으로만 해체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계열사간 업무를 조정할 수 있는 대체 조직을 전혀 만들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들은 이사회와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완전 독립, 자율경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그룹 공통 현안이 발생할 경우에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소그룹별로 사장단이 모여 의견을 조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예를 들어 전자·IT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유사 분야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계열사의 경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이 협의하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중심으로는 바이오·중공업 등 나머지 계열사가 뭉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면서 순환 출자 구조에서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많이 쥐고 있어 사실상 지주회사 또는 중간 지주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각 계열사별 자율경영체제로 전환된 이후 그룹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모두 삼성전자 소속을 돼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도 선임된 상태다. 따라서 계열사중에서 그룹 총수와 관련된 현안은 삼성전자가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특검에 의해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적 대응 역시 이 부회장이 소속된 삼성전자 법무팀에서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승계 등 후속 조치 역시 삼성전자에서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내에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별도 조직이 신설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측은 이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대체 조직을 만들 경우 겉으로만 미전실을 해체했다는 비판을 다시 받을 수 있다"며 "어떤 조직도 새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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