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국 한은 국제국장 "한·일 스와프 협상 중단과는 별개"
한·중 스와프 계약 연장 "경제·외교 분리해 생각해야"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서봉국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8일 "이번 한·호주 통화스와프 계약은 규모 확대와 금융안정 목적을 추가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호주중앙은행(RBA)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3년 연장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규모가 기존 50억호주달러에서 100억호주달러로 2배 확대됐고, 무역결제외에 금융안정 목적으로도 인출할 수 있게 됐다.
서국장은 "호주는 국가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AAA인 국가인데다, 호주달러는 국제통화로 사용돼 이번 통화스와프 확대로 중층적인 통화 안정망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과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해선 "통상 만기 3~4개월 전부터 접촉을 시작하는데 지금부터 연장 의사를 타진하는 게 유리하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경제적인 것과 외교적인 것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음은 서봉국 국제국장과의 일문일답.
-금융안정 목적의 의미는 무엇인가.
▲통화스와프 자금은 무역결제 목적으로도 쓸 수 있고, 위기시 상대국 통화의 자금을 쓸 수 있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그 전에는 상호간 무역결제 자금으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쓸 수 있다고 돼 있었다. 이번엔 서로간의 금융시장 위기가 왔을 때 상대국 자금을 받아 쓸 수 있다는 금융안정 목적을 추가했다. 상대국의 협의에 따라 목적은 다르다. 무역결제 자금으로만 한정하더라도 위기시 그 나라의 무역결제 자금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본래의 금융안정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규모가 두 배로 늘어간 것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협상이 중단된 것 보충한 것 아니냐.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와는 별개로 진행됐다. 호주는 국가신용등급이 AAA인 국가인데다, 호주 통화가 국제통화라서 스와프 확대는 중층적인 통화 안전망을 구현하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통화스와프 규모는 최고 한도의 개념으로 필요시마다 요청해 그 범위 안에서 쓸 수 있다. 규모를 정할 때는 그 당시 환율로 교환비율을 정하게 된다. 3년 전에 호주와 처음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했을 땐 원화가 강세로 가 있었다. 지난달 말 환율을 감안해 10억호주달러라는 규모를 책정한 것. 향후 실질적으로 교환하는 원화와 호주달러는 당시 환율을 사용해서 규모를 교환하게 된다.
-호주외에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등 만기가 완료됐거나 만기를 다른 나라와의 계약은.
▲아랍에미리트는 계약만기 지나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 당사자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항상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건 아니다. 내부 결정에 시간이 걸리다 보니 아랍에미리트와 말레이시아처럼 만기 지나서 하는 경우도 있다.
-4개국에 불과한 국가신용도 AAA국가와 협의가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나.
▲현재 추진 중인 건 없다. 상호간의 수요가 있을 때 가능한데, 우리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오는 10월에 중국하고의 통화스와프가 만기되는데 사드 갈등과 관련해 영향이 있나.
▲통상 만기 전에 3~4개월 전부터 접촉하고 추진한다. 지금부터 의사를 타진하는 게 협상에 유리하다고는 생각 안 한다. 적정한 시간이 되면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재계약에 대해선 추진을 할 계획이다. 일단 경제적인 것과 외교적인 것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와의 통화스와프 확대가 진행되는 곳은 있나.
▲현재 진행되는 건 없다. 경상수지 흑자가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어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단기외채 비중이 낮고 신인도가 높아지는 등 외환건전성이 좋아지고 있어서 통화스와프 확대 필요성이 높은 건 아니다. 다만 중층적으로 보장이 더 되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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