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현장]한국기업의 좌절…낮아진 경영자신감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경영환경 악화', '녹록치 않은 경제', '어려운 국내외 여건'.
올해 국내 기업 총수들이 발표한 신년사에 빠짐없이 등장한 공통된 단어들이다. 많은 국내 최고경영자(CEO)이 올해를 경영하기 어려운 한 해로 인식하고 있으며 위기 대응이 절실하다고 느끼고 있다.
18일 서울중앙지법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84,000 전일대비 5,000 등락률 +1.79% 거래량 35,540,134 전일가 279,0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젠슨황도 중국행" 트럼프 방중에 막판 합류 끝내 '45조 성과급' 받겠다는 건가…정부 중재안 걷어찬 삼성노조, 21일 총파업 초읽기 코스피, 장초반 하락세…2%대 내린 7400선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면서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법처리된다면 향후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수출 의존적인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마당에 이러한 정치적 이슈는 국내 기업 CEO들의 경영 자신감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기업들의 높아진 경영 자신감은 우리의 상황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글로벌 컨설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전 세계 CEO 1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 경제 전망'에 대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38%가 향후 12개월 이내 기업의 성장에 대해 매우 확신한다고 답해 지난해(35%) 조사 때보다 높아진 경영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6년과 달리 향후 12개월 내 매출 성장에 대한 CEO들의 자신감은 거의 모든 주요 국가에서 상승했다. 인도(71%), 브라질(57%), 호주(43%), 영국(41%)이 순위권에 올랐으며, 스위스(34%)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두 배나 높아진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은 11%P 오른 35%의 CEO들이 매출 성장을 확신한다고 답했다.
여기에 한국은 없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정국불안, 한반도 사드 배치 이슈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관계 악화 등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번 설문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참여도를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특히 중소기업 CEO 대부분이 올해 경영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적자기업 비중이 부쩍 높아진 터라 재계의 전반적 분위기가 어두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기업 CEO의 경영 자신감이 기업 투자와 고용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권이 성공을 위한 확실한 투자 지역으로 꼽혔지만 최근 신흥국 통화 불안으로 인해 해외 주요 기업들은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미국, 독일, 영국 등 경제가 살아나는 선진국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다.
매년 '어려운' 으로 시작하는 국내 기업 총수들의 신년사에 내년에는 '희망찬' '기대할만한' 같은 힘 솟는 수식어가 등장할 수 있을까. 국내 CEO들의 경영자신감이 올라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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