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대통령 등장하자 늘더니 다시 줄어…현재 국민·기업 등 4명으로 현정부 출범 이전보다 못해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은행 중 부행장급 이상 여성 임원을 보유한 은행은 KB국민은행(1명), IBK기업은행(1명), 한국씨티은행(2명) 뿐이다.
하지만 현재는 모두 4명으로 현 정부 출범 이전인 2012년 보다 못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은행을 보면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한 국민은행의 박정림 부행장과 김성미 기업은행 부행장이 전부다. 더욱이 김 부행장은 오는 20일 임기가 만료된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부행장급 이상 여성 임원이 전무한 상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엔 부행장급 이상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다.
NH농협은행의 경우 2012년 3월 NH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서 분리, 새로 출범한 이후 본부장급 이상 여성 임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여성 직원들 대부분이 부장 직급을 마치고 정년퇴직한다”고 해명했다.
지방은행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DGB대구은행, BNK경남은행 등 6개 지방은행 중 부행장 이상 여성 임원이 배출된 적이 없고, 현재 부행장보급 이상 여성 임원은 6개 은행 통틀어 광주은행과 BNK부산은행 각각 1명뿐이다. 그중 지난해 12월 승진한 권미희 부산은행 부행장보는 준법감시인으로 은행 내 요직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은행권 여성 임원 수가 적은 상황이다.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보수적인 은행권에서도 여성 임원을 늘리는 듯 했으나 현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여성 임원 배출 정책을 슬그머니 접고 있는 모양새다.
앞으로도 여성 임원은 늘지 않을 전망이다. 유리천장(직장에서의 여성 승진을 가로막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 여전하고, 전무나 부행장보급 등 부행장 승진 대상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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