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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1호 구속’ 문형표 반나절만에 소환···박근혜·삼성 뒷거래 키맨

최종수정 2016.12.31 13:41 기사입력 2016.12.3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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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 ‘1호 구속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구속 반나절만에 특검에 불려와 조사받는다.

특검은 31일 오후 2시 삼성그룹의 경영승계를 지원한 의혹을 받는 문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이날 새벽 2시께 직권남용,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그를 구속했다. 지난 28일 조사도중 긴급체포에 이은 첫 신병 확보자다.
문씨는 작년 상반기 국민연금공단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수장으로 재직하며 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로 하여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토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국회는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합병 찬성에 힘을 싣도록 박 대통령 등 청와대로부터 지시받거나, 국민연금에 지시한 적이 없다’고 허위 증언한 문 전 장관을 특검에 고발했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을 상대로 외압 행사의 배후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당시 안종범 경제수석,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 등 청와대가 문 전 장관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복지부-국민연금’으로 이어지는 의사결정 왜곡 구조가 사실로 드러나면 이는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하고, 비선실세 일가에 94억여원을 특혜지원해가며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경영승계’ 지원을 맞교환한 ‘부정 청탁’의 유력 정황이다.

작년 5월 삼성이 경영승계 핵심 포석으로 지목된 합병계획을 내놓자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전무했던 삼성물산의 가치를 저평가해 총수일가는 득을 보고, 일반 주주는 물론 2대 주주 지위에 있던 국민연금(당시 지분율 11.21%)조차 큰 손해를 보게 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복지부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홍완선 전 본부장이 주관하는 내부 투자위원회 논의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은 기금운용 정책을 총괄하는 복지부 간부, 홍 전 본부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문 전 장관이 사실상 합병 찬성을 종용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합병 찬성 결정에 소극적인 간부에게 퇴진을 종용한 의혹도 제기됐다. 문 전 장관은 조사과정에서 ‘합병에 찬성하라’고 국민연금에 지시한 사실을 뒤늦게 실토하며, 청와대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보유 지분평가액이 각각 1조2000억원 안팎으로 비등했던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주식 가치를 제일모직의 3분의 1 수준으로 깎아내려 손실을 자초했다고 보고 업무상배임 책임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추가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2013년 말 복지부 장관에 임명된 문 전 장관은 메르스 대응 부실 책임을 지고 작년 8월 물러났다가 넉 달 만에 세계 3대 연기금 국민연금의 이사장에 올랐다. 그가 장관 시절 기금운용 정책을 총괄하는 연금정책국장에 앉힌 대학 동문 후배는 작년 말 박 대통령으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해당 복지부 간부는 합병안 찬성 전후 1년만 해당 업무를 맡아 ‘맞춤형 인사’로 풀이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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