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뤼미에르사 ‘미인도’ 연구 자료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27일 뤼미에르 광학연구소의 장 페니코 소장을 비롯해 작가인권옹호 변호인단, 고(故) 천경자 화백 유족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천 화백의 ‘미인도’ 연구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가장 먼저 진품확률 계산 방식의 명백한 확률적 오류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인도’ 작품의 밝기분포(명암대조값)와 눈의 흰자위의 두께(밝기)가 비교 대상인 아홉 개의 작품들과 유사해야 진품이라는 뤼미에르사의 주장이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하며 다음의 두 가지 사례를 들었다.
첫째, 뤼미에르사는 명암 대조값이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미인도 진품확률이 0.0002%, 눈의 흰자위의 두께 수치의 차이만으로 진품확률이 0.006%라는 공식이 잘못됐다고 전했다. 이런 공식이라면 다른 아홉 개 작품들은 100% 확률이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심층적 단층분석’ 관련해 ‘말바꾸기’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뤼미에르사는 당초 멀티스펙트럴 카메라를 통해 미인도의 밑그림(스케치) 전체를 심층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발표된 연구내용을 보면 극히 일부인 콧방울 부분 이외에는 밑그림에 대한 심층적인 단층분석의 내용이 없다는 것.
뤼미에르사는 이에 대해 12월 20일 언론사에 배포한 편지에서 “스케치(밑그림)라는 것은 연구대상 자체만을 두고 감정하는 과학감정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고 당초 스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것에서 180°입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바뀐 주장이 검찰이 소장 경위 수사결과에서 밝힌 대로 미인도가 1980년 5월에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이관된 사실과 불일치하고 있으며, 감정서에 ‘미인도’가 ‘장미와 여인’의 위작이라고 판단하는 근거조차 제시되어 있지 않다”며 감정 결론에 모순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이 언론 보도 이후 정당한 이견을 제시한 것임에도 뤼미에르사는 이에 대해 피해자인 척, 공정하지 못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