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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촛불집회]'박근혜 패러독스', 광화문을 두쪽으로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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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촛불집회-맞불집회 각각 수십만명 참가한 채 종료 또는 진행 중...탄핵 인용-기각 정반대 목소리

8차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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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자신이 임명한 검찰 수사 결과를 부인하는 최고 헌법기구의 수장, 박근혜 대통령의 '패러독스'가 17일 서울 광화문 일대를 두쪽으로 가르고 말았다.

박 대통령 즉시 퇴진ㆍ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ㆍ새누리당 해체 등을 촉구하는 시민들은 이날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8번째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추운 날씨와 장기간 지속된 집회에 따른 피로도에 따라 참여열기가 식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한 채 오후 5시 현재 광화문 일대에만 3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명백히 드러난 증거에도 불구하고 아무 잘못도 없다는 박근혜의 후안무치에 분노한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집회에는 전날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호인들이 제출한 답변서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 또는 탄핵 사유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분노한 시민들이 많았다. 지지부진한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일삼는 증인들 때문에 열받아서 나왔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어제 업무가 정지된 박근혜씨가 헌법재판소에 탄핵 이유 없다라는 답변서를 냈다고 한다"며 "아무래도 박근혜가 분노 유발시켜 더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이게 하는 숨은 조력자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세월호 노란풍선을 가방에 묶거나 손에 든 시민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양명렬 '고3 연합' 대표는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검찰의 정당한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며 "정치에 관심 많았고 이번 시국 터지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수능 전부터 집회에 참가했었다"고 말했다.

오후 5시30분이 넘어 날씨가 어두워지면서 급격히 추위가 몰려 오자 참석자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범죄자를 감옥으로", "황교안도 사퇴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재벌도 공범이다, 재벌총수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있다.

첫번째 발언에 나선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 헌재의 탄핵 인용과 함께 인적 쇄신ㆍ적폐 청산 작업을 촉구했다. 그는 "제일 먼저 쫓겨내야 할 사람 누군가. 황교안 총리다. 국정 문란의 공범자 황교안이 대통령 놀이하고 있는 거 우리 어찌 눈 뜨고 보고 있겠나"라고 말한 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 처벌, 뇌물을 주고 특혜받은 재벌 총수 구속,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국민적 과제를 도출하고 국민 주권을 바로 세워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며 .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세월호 특별법▲ 언론 부역자 청산ㆍ방송장악금지법 제정 ▲백남기 특검 실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 ▲성과연봉 저성과자 퇴출제 즉각 중단 ▲사드 배치 절차 즉각 동결을 촉구했다.

이호종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서서 헌재의 탄핵 승인에 대한 법리적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헌재는 나약한 기관이다. 재판관들이 언제 어떻게 박근혜 일당 마수에 맞장구 칠지 모른다"며 "헌재는 국민들의 명령을 받들어 박근혜를 즉각 탄핵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4시부터 사전공연 '물러나쇼'를 시작으로 오후5시~오후 6시30분까지 본 집회가 진행 중이다. 이후 청운동, 삼청동 총리공관, 헌재 방향으로 각각 거리 행진을 한 후 오후 8시 20분쯤에 마무리된다.

서울 뿐만 아니라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일제히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부산진구 서면 중앙로에서 제7차 부산시국대회를 개최한다. 광주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금남로 일대에서 박근혜 퇴진 8차 광주시국촛불대회가 열린다. 전남에서만 16개 시군에서 촛불집회가 열리고, 대전에선 서구 타임월드 앞에서 1만여명의 촛불이 모인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참석한다. 세종시와 공주, 서산, 천안, 서천, 홍성 등 충남 5개 시ㆍ군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린다

전북에선 전주 관통로 사거리에서, 대구에선 동성로 일대에서 박 대통령 즉각 퇴진ㆍ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집회가 개최된다. 울산에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울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제주도에선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강원지역에선 춘천 김진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사무실 앞과 원주ㆍ홍천 등에서, 경남에선 진주, 김해, 양산 등 9개 지역에서, 충북에선 청주시내 충북도청 앞에서 각각 탄핵 인용 촉구 집회가 열린다.
보수단체들이 17일 오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들이 17일 오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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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도 이날 오전 헌재 앞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박정희대통령육영수여사숭모회 등 50여 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소속 회원들은 17일 오전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앞 삼일대로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헌재의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1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3만명으로 추산했다.

이자리에서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탄핵의 계기가 된 스모킹건인 태블릿PC를 둘러 싼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jtbc 손석희 사장은 앞으로 테블릿 피씨 조작한 거 밝혀지면 벌금으로 안 끝난다"며 "지금 변희재 대표가 저하고 전화 자주 주고받는다. 제가 가진 증거가지고도 손석희는 잡는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주로 50~60대 이상으로 태극기ㆍ장미꽃을 든 이들이 많았다. 군복을 입은 무대에 박한철 헌재 소장의 사진을 붙여 놓고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심판하라'고 쓴 펼침막을 붙이는 등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이들은 오후 1시부터 동십자각을 지나 청와대 인근 국립민속박물관 앞까지 행진했다가 안국역 사거리에서 정리 집회를 가졌다.

오후 2시에는 보수단체 '엄마부대봉사단'이 정부서울청사 앞 소공원에서 15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탄핵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날 맞불집회 참석을 공언했던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참가해 눈에 띄었다. 그는 "지난주 국회가 의결한 탄핵은 잘못된 것이고 헌재가 반드시 기각할 것"이라며 "좌파들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박 대통령을 버렸다고 선동했지만 아직도 대통령을 버리지 않은 시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보여줘야 재판관들이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촛불-맞불집회 참석자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보수단체 집회 종료 후 참석자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무리를 지어 이동하지 못하게 차단했다. 오후 6시 현재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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