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인, 한국 최초 난이도 5.14b 플레싱 완등

김자인[사진=올댓스포츠 제공]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스포츠 클라이밍의 김자인(28·스파이더코리아)이 우리나라 선수 최초로 난이도 5.14b급 루트 플레싱에 성공했다.

김자인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자인이 지난 4일 중국 양슈오 백산구역 자연암장에 위치한 난이도 5.14b의 '차이나 클라임(China climb)'을 우리 클라이머 가운데 처음으로 플레싱(Flashing·정보 수집 후 연습 없이 한 번에 완등하는 클라이밍 방법)했다고 12일 밝혔다.

양슈오는 중국 스포츠 클라이머들의 요람이자 터전으로, 난이도 5.9부터 5.14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루트들이 분포하고 있는 곳이다. 그 중 김자인이 플레시로 완등한 백산의 '차이나클라임'은 작은 홀드들로 이루어진 35m의 고난이도 루트이다. 또한 등반 난이도 5.14는 전 세계적으로 등반 가능한 클라이머가 극히 드문 매우 높은 수준의 난이도로, 난이도 5.14급 루트를 완등한 클라이머는 '14 클라이머'로 불린다.

김자인은 난이도 14b 플레싱에서 멈추지 않고, 지난 8일 같은 구역에 있는 난이도 5.14c의 '스파이시 누들(Spicy noodle)'도 두 차례 시도 만에 완등했다.

김자인[사진=올댓스포츠 제공]

'스파이시 누들'은 2009년 미국의 대표적인 암벽등반가 크리스 샤마(35)가 초등을 한 석회 암벽이다. 핀치 홀드들이 연속되고 마지막 구간은 긴 파이프 모양의 홀드들로 이뤄진 35m 길이의 난이도가 높은 루트다. 지금껏 여성이 완등한 적은 없었다.

김자인은 "처음에는 루트 동작들을 다 해결하는 것이 목표였던 '차이나 클라임'을 한 번 만에 완등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14c의 '스파이시 누들'까지 크럭스 구간을 아무도 하지 않는 나만의 방법으로, 그것도 최초로 완등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훈련 일정이 더 남았지만 14급 두 개 루트의 완등으로 시즌이 끝난 뒤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자인은 2016 시즌 리드부문의 세계 랭킹과 월드컵 랭킹에서 모두 3위를 하고, 현재 중국 양슈오 지역에서 자연 암벽 등반으로 시즌 마무리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