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노조는 오는 1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세부 파업프로그램을 확정한다. 중앙쟁의대책위는 박유기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노조 집행부 간부와 각 공장과 사업부 노조 대표, 감사 등이 참석하는 투쟁 지도부의 최고 의결기구이다. 노조는 임단협과 관련해 사측에서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파업방식을 순환 또는 부분파업에서 전면파업까지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다.
노조는 10월 들어서는 실무진간의 교섭을 진행하면서 정상근무를 하되 조합간부 중심으로 규탄 집회와 천막농성,양재동본사 규탄집회 등을 이어갔다. 지난 6일에는 파업중단을 촉구한 울산시청, 7일에는 정부세종청사를 찾아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고용노동부를 각각 찾아가 항의방문과 규탄집회를 가졌다.
노조는 "사측에서 변화된 입장을 내지 않는다면 노조도 중대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11일 전까지 변화된 입장을 명확히 보여야 한다. 5만 조합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있다"고 경고했다.
노사는 이후 재교섭 끝에 회사가 기본급을 7만원까지 인상했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주간연속 2교대제 포인트 1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추가 안을 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대내외 악재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최근 미국서 쏘나타 '엔진 결함' 집단소송과 관련 88만여대를 대상으로 무상수리ㆍ보증연장에 합의했다. 국내에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과거의 에어백결함 시정조치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검찰에 고발됐다. 현대차는 "66대 오류 모두 시정했고, 행정착오로 신고가 누락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2위를 유지해오던 현대차는 지난해 공기업인 한국전력에 2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최근에는 노조파업 여파로 실적 개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SK하이닉스에 밀려 3위마저 내주었다. 그러다 지난 7일 종가기준으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된 삼성물산에 마저 밀려 5위로 추락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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