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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늪 조선업]2년만에 오른 선가 "회복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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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ㆍ벌크선 가격, 각각 50만달러ㆍ25만달러 상승
철광석 가격과 운임 상승 때문
"선가 오름세 계속되면 잠재돼 있던 발주 시장에 나와"

▲현대중공업이 인도한 15만5천 입방미터급(㎥) 멤브레인형 LNG선의 시운전 모습(기사내용과 무관)

▲현대중공업이 인도한 15만5천 입방미터급(㎥) 멤브레인형 LNG선의 시운전 모습(기사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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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끝없이 추락하던 선박 가격이 2년만에 올랐다. 통상 선박 가격이 오르면 발제도 함께 늘어나는 만큼 조만간 '수주절벽'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조선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8일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9월 3주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가격은 각각 50만달러, 25만달러씩 상승한 이후 계속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같은 기간 1만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의 크기를 기준으로 만든 단위)이상 전구간이 50만 달러씩 올랐다.
국내 조선소들이 가장 많이 만드는 1만8500~1만9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1억4500만달러에서 1억4550만달러로 상승했다. 클락슨이 2014년 12월 이후 이 선급 선가를 처음 집계했을 때만 해도 1억5500만달러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악화되면서 선박 가격도 계속 떨어졌다가 이번에 2년만에 처음 오른 것"이라며 "1만4000TEU 컨테이너선 역시 2014년 10월 이후 2년만에 선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주로 건조하는 벌크선 가격도 인상됐다. 18만t급 초대형 벌크선의 가격은 9월 3주 4200만 달러로, 전주보다 25만달러 올랐다. 벌크선도 2014년 10월 2주(5550만달러) 이후 계속 추락했었다.
선박 가격이 오른 이유는 철광석 가격과 운임 상승 때문이다. 철광석은 올해만 해도 t당 20달러 가까이 폭등했다. 철광석은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의 원재료로, 선가에 영향을 미친다. 철강사가 철광석 가격 폭등을 반영해 후판가를 올리면 선가도 비싸진다. 지난달 건화물선 운임지수(BDI)가 900을 돌파하는 등 운임도 올랐다. 선주들은 운임으로 수익이 늘어나면 발주를 재개한다.

조선업 분석전문가인 이석제 포트원파트너스 대표는 "선주들은 선가가 내릴 때는 더 하락하는 것을 기대해 움직이지 않다가 선가가 올라가면 더 오르기 전에 잠재돼 있던 수요를 내놓기 시작한다"며 "조선업 회복 조짐 자체를 눈여겨 봐야 하며 조만간 LNG선과 유조선 선가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벌크선 가격과 발주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도 있다. 지난 2005년, 2007년, 2010년 각각 벌크선 가격이 5900만 달러→9700만 달러→5700만 달러로 출렁이는 동안 클락슨이 집계한 세계 시장 발주량도 4500만4000CGT→9188만4000CGT→4653만8000CGT로 오르내렸다.

신중론 "오히려 선박 발주량은 하락해…LNG선ㆍ유조선도 아직 바닥"
긍정론 "중국 조선업 구조조정 다 끝나 선가 추가하락 없어"
한ㆍ중ㆍ일 중 인도량 비중 점점 늘어나 "발주 나오면 국내 조선소에 유리"


선가 상승을 두고 조선업계는 업황 회복 신호라 해석하기도 하지만, 일시적 현상일 뿐이란 경계심도 늦추지 않는다. 선가는 올랐지만 전체 선박 발주량은 전달에 비해 오히려 하락했다. 클락슨이 집계한 9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60만 CGT(18척)로, 8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88만CGT(41척)보다 낮았다.

국내 조선소들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LNG선과 유조선 선가도 바닥을 기고 있다. LNG선 가격은 지난해 12월, 2억달러 선이 무너진 이후 현재 1억9400억달러다. 초대형 유조선(VLCC) 또한 850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2009년 1억5000억 달러에 비해 반토막 난 수준이다.

대형조선사 해외영업 담당직원은 "클락슨 선가는 조선소들마다 똑같이 적용되는 게 아닌데다, 실제 계약금액이 (클락슨 선가보다) 약간 낮게 책정되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시장이 워낙 나빠지기만 해서 잠깐 오른 것으로 보일 뿐 섣불리 조선업 경기가 좋아질거라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반면 조선업계 주도권을 가진 한국ㆍ중국ㆍ일본 시장의 변화를 보면 '선가 상승 = 업황 개선 시그널'이라 읽는 게 무리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황경재 CIM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건조 능력을 갖춘 조선소들만 살아남고, 입찰 과정에서 선가만 내리고 건조는 못했던 조선소들은 이미 통ㆍ폐합 돼 교통정리가 다 됐다"며 "이젠 선가가 더 이상 떨어지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ㆍ중국ㆍ일본 중 국내 조선소들의 인도량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 점도 업황이 살아나면 중국보다 우리나라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9월 현대중공업(현대미포ㆍ현대삼호 포함)이 인도한 배는 총 12척이다. 한중일 조선소의 총 인도량 중 13%를 차지했다. 지난 10년 간 8~10%였던 것에 비하면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황 연구원은 "중국 조선소들이 수주 물량을 취소하거나 연기를 해 수주한 만큼 인도를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이런 식이면 앞으로 발주가 나올 때 실력면에서 뒤쳐진 중국 조선소들의 협상력이 떨어져, 국내 조선사들이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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