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지진·태풍…요즘 가장 뜨는 곳 '시민안전체험관'
-두 달 사이 규모 5.8 대형 지진과 태풍 '차바' 등 재난 잇따라 발생
-"우리 가족 안전 스스로 지키자" 시민안전체험관 찾는 발걸음 늘어
-보라매·광나루 체험관 매일 수백명의 시민들로 북새통…전화문의↑
-체험관에 기계장치 설치해 규모 7.0 지진, 초속 25m 비바람 경험 가능
-서울에 이 같은 체험장 두 곳뿐…수요 고려해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살려주세요."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 아래로 아파트 거실 바닥이 흔들린다. 건물이 심하게 부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이내 벽면이 갈라지고 두꺼운 시멘트 덩어리가 바닥으로 툭툭 떨어진다. 어른들은 아이 손을 붙잡고 거실에 있는 식탁 아래로 숨거나 실외로 뛰어나간다. 실제 지진 상황을 가정한 시민안전체험관의 재난체험 현장이다.
서울에 사는 김모(38ㆍ여)씨는 얼마 전 지진 및 태풍 재난 상황에 대비해 초등학생 자녀와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에 다녀왔다. 김씨는 "지난달 경주에서 지진이 났을 때 서울에서도 진동이 느껴졌지만 체험관에서 경험한 것들이 심신 안정에 많은 도움을 줬다"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두 달 사이 규모 5.8에 달하는 대형 지진과 10명의 인명피해를 낸 태풍 '차바' 등 강력한 재난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재난 대피요령 등을 배우기 위해 시민안전체험관을 찾는 발걸음도 부쩍 증가했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안전체험관에 따르면 이곳의 예약 및 체험 내용에 대한 문의는 최근 몇 주 사이 크게 늘었다. 하루 방문 제한인원인 420명은 평상시에도 예약률이 90%에 달했지만, 최근엔 매일 만석이 되면서 세 달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도 힘들다.
광나루안전체험관 역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루 제한인원이 540여명이지만 최근엔 매일 만원으로 운영된다. 문의 전화도 30% 정도 늘었다. 이에 서울시는 이달 초 지진체험 교육 확대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12월 말까지 일주일에 3번, 2차례씩 야간 프로그램도 확충했다.
이곳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김창호씨는 "예전에는 체험을 하러 오신 분들이 막연하게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해요'라고 물었는데, 요즘엔 '집안에 있으면 어디로 숨어야 하는지'나 '자동차 안에 있는 게 더 안전한가'와 같이 구체적으로 묻는다"며 "기존엔 주중에 단체 방문객이 많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지진 등 재난이 발생하면서 가족단위로 함께 오는 비율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안전체험관의 장점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장치다. 지진체험의 경우 아파트 거실에서 복도, 실외까지 이어지는 코스에 시뮬레이션 학습 장소를 구비해놨다. 실제 각 장소에는 기계장치를 설치해놔 최고 규모 7.0의 진동을 느낄 수 있으며 천장이 무너지고 바닥이 꺼지는 효과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태풍체험도 초속 25m의 바람과 시간당 300~400㎜로 쏟아지는 폭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방문객들이 강력한 비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실제 재난이 발생했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각 체험에는 2명의 현직 소방관이 참여해 안전 확보와 함께 대응 방법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 시민안전체험관이 서울에 보라매와 광나루 두 곳 밖에 없어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 체험관이 오전부터 야간까지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지만 시민 수요를 감당하기는 벅찬 탓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방서에도 소규모긴 하지만 안전교실 등 재난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다"며 "시민안전체험관도 한 곳 정도 추가 설립 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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