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치약 전량 회수에도 소비자 불만 불안 오히려 더 커져
-식약처 허가·신고 필수인 의약외품에도 관리 허술
-소비자들 "소금으로 닦아야 하나" 커뮤니티마다 분노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유독 물질이 아모레퍼시픽 치약에 함유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케미포비아(화학 공포증)'가 다시 번지고 있다. 28일 아모레퍼시픽은 문제가 된 치약을 전량 회수하고 환불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치약의 경우 화장품이나 공산품과 달리 의약외품으로 지정돼 있다. 의약외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조업 신고와 품목별 품목허가 또는 품목신고를 해야 한다. 이때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자료 등을 첨부해 심사를 받는다. 식약처에 허가나 신고가 필수적인 만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인증이 되는 셈이다.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에도 원래 공산품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2011년 임산부가 살균제 때문에 사망하자 식약처는 관리를 더 철저히 하기 위해 의약외품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사전 신고가 되는 의약외품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확인을 못한 시스템의 부재가 드러났다"며 "노출량이 적고 외국 기준에 비해 그 양이 안전하다고 식약처는 설명하고 있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기본적으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수십년간 사용해 온 치약에서 유독물질이 나왔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아이디 'ones***'은 "사람 입에 들어가는 치약에도 사람 죽이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갔다"며 "불매 운동 들어간다"고 한 육아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댓글로 '치약, 샴푸, 비누 등 만들어 쓰는 방법이 최고다', '소금으로 닦아야 하나요'와 같은 반응이 올라왔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문제가 된 제품 전량을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 선물세트에 들어 있는 치약도 모두 포함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소매점까지 내용을 전달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앞으로 대부분 유통업체에서 환불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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