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랜덤채팅앱의 덫]닉네임에 '열7곱·고등어' 쓰면 쪽지 쏟아져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성인 인증 안해도 되고 지역·나이 등만 적으면 청소년도 '조건 만남' 가능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제공=게티이미지뱅크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용돈만남 가능하나요?", "키 몸무게 액수 알 수 있을까요?"

랜덤채팅앱에 20세 여성으로 접속하자 5분도 안 돼 주변 10km 남성으로부터 20개의 쪽지가 쏟아졌다. 개인정보 입력 없이 대화명, 지역, 나이만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는 랜덤채팅앱은 '조건 만남'에 최적화 돼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스마트폰 채팅앱이 불법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 도심 성매매집결지는 10년 새 30%정도 줄었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변종 성매매는 증가추세다. 특히 랜덤채팅앱의 경우 청소년들도 제재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문제다. 명목상 17세 이상 이용가능 하지만 개인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여성가족부의 '2013년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조장 또는 혐의가 있는 스마트폰 채팅앱은 717개였다. 이 중 분석 가능한 182개 앱을 조사한 결과 성인 인증을 요구하는 앱은 64개(35.2%)뿐이었다.

이들 앱에서 닉네임에 '18', '열7곱', 고등학생을 뜻하는 '고등어' 등을 기입하면 청소년임을 드러낼 수 있다. 실제 기자가 접속해보니 "주 1회 월 300만~600만원 선불 드려요" 등 성매매를 요구하는 쪽지가 끊임없이 왔다. 최근엔 조건만남이라는 말 대신 '건전, 비건전, 반건전' 등 성매매행위를 비유하는 신조어들도 등장하고 있다.
여가부는 경찰청과 함께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익명 채팅 앱을 이용한 성매매 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성매매 알선 업주 58명과 성매수 남성 114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그러나 별도의 개인정보 없이 회원가입이 가능하다보니 성매수자 단속에 한계가 있다. 개인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는 이상 성매수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성매매 현장을 적발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랜덤채팅앱이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여가부는 랜덤채팅앱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주요 기능이라는 이유로 유해매체로 지정하지 않았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아동ㆍ청소년들의 성매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는 손을 놓은 상태"라며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